나에겐 고질병이 있다.
남들 자는 시간에 자고..
남들 깨어있는 시간에 깨어있고..
그렇게 무미건조하게 살았다.
아이들이 점점 커갈수록 내 생활의
나만의 시간에 항상 목말라했고,
남편과 아이들이 잠든 새벽녁에 깨어있는 것이
은밀한 즐거움이 되버렸다.
그렇게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언제나 잠드는 시간은 새벽 3시쯤..
6시에 남편과 함께 일어나 아침을 맞는다.
부지런히 아침을 준비하고,
깔끔한 국거리에 입맛도는 반찬을 후닥 만들어 놓는다.
7시가 되면 남편을 전철역까지 태워다주고 바삐 들어온다.
7시 30분.
큰애방에 살며시 들어가 자고 있는 아이의
이름을 자그맣게 부른다.
제 침대에서 동그랗게 눈을 뜬 큰애는 미소로 답한다.
"잘잤니?"
"엄마두?"
그 날 입을 옷을 챙겨주고 머리를 곱게 매어준다.
간단한 아침을 차려주고,준비물을 점검한다.
8시 10분.
현관을 나서서 학교로 향하는
큰아이는 안보일때까지 손을 흔든다.
8시 30분.
이제 잠이 깬듯한 작은녀석이 내 품을 파고든다.
"유치원 가야지?"
"싫어,엄마두 같이 가!!"
교통사고로 5개월 정도 집에서 끼고만 살았더니
느는건 땡깡과 어리광이다.
옷입히고,세수시키고,큰애 보다 더 간단한 아침을 챙겨 먹인다.
8시 47분.
유치원버스의 경적이 들린다.
현관을 나서서 대문을 열고 버스에 오르는 아이와
연신 눈을 맞추며 손을 흔들고 인사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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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관을 열고 들어오면
순간의 정적이 날 너무나 외롭게 만든다.
침구며,이불이며 탁~탁 털어서 정리하고
아침먹은 설겆이를 하고,
세탁물을 분류해서 세탁기에 넣은 뒤 헹굼까지만 맞추어놓고
전원 스위치를 누른다.
그리고,여느때와 마찬가지로
난 다시 잠이든다.
아무도 없는 집에 갇힌듯 외로움을 끌어안고...
다람쥐 쳇바퀴같은 내 생활...
한치의 오차도 없이 늘 상 같은 내 생활에서
가끔은 탈출하고 싶을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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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보고싶다.
그 빈 하늘에 내 모든것을 훌훌~털어내고 싶다.
하늘만큼 너른 가슴을 보듬어 안고 다시 사랑하며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