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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살 주부가 사는 이야기..3


BY babie1 2002-09-16

나 분가한지 2년되었다. 시댁이 바루 앞집이다.
아직까지 밥을 안한다. 집에 있던 밥통 새거 친정거 고장이 났길래 쓰라고 갖다 줬다. 물론 밥은 시댁에 가서 하루 세끼와 과일 및 음료까지 다 먹고 온다. 생활비? 안드린다. 되려 내가 받고 있다.
용돈 쓰라며.. 울 신랑? 노는거 아닌가 하고 혹시나 착각 할수도 있겠지만 아니다. 한달에 내 나이에 비해 쬠 많이 열심히 벌어다 주는 사장님이다.
그런데 집엔 돈 하나두 없다. 시댁에 갖다 주냐고? 절대 아니다...
문제의 카드.. 카드 빛으로 매일 나간다.... 짜증나 죽겠다.
돈을 헤프게 막 쓰는것도 아닌데 신랑이 대리점 하기전에 다니던 회사 관두고 몇개월 놀구(시댁 모른다..) 카드로 생활하고 컴퓨터 사고. 걍 써서 빛이 좀 있다.. 허거덕... 진짜 카드 안써야겠다. 참, 생각해보니 돈이 쬠 있다. 딸램 통장에 13만원.. 이게 다다..
이러단 벌어드리는 즉시 카드로 망할거 같다.. 힘들게 사는 사람들도 많은데 난 부자도 아닌데 뭐하는 짓인지.. 처음엔 어린탓을 했는데 나한테 문제가 있는듯 싶다.. 고쳐야지..

몇일전에 있었던 일이다.

시댁에 점심을 먹으려 딸과 함께 갔다. 시엄마 시아빠는 일을 하신다. 그래서 나와 딸이 밥을 먹고 있는데, 딸이 거실 바닥에 응가를 했다.. 그래서 평소엔 응가한 기저귀는 봉지로 싸서 버렸는데 그땐 기저귀를 빼 놓았었다. 휴지로 박박 닦고 문지르고 해서 봉지에 버릴까 했는데 괜히 일이 되려고 했는지 봉지 한장을 아끼고 싶었다.
그래서 변기에 휴지 좀 넣고 물을 내렸다. (어쩜 이짓이 더 돈이 많이 들어가는건데. 낭비두 심하구). 그렇게 한번 하다가 귀찮아서 한번에 휴지를 다 버렸다. 응가와 함께.. 사실은 휴지도 무쟈게 좀 많이 버렸다.... 그리곤 조금 후에 물을 내리려 했다. 휴지가 어느정도 분해되면... 휴지가 좀 많다 싶었지만 그래도 괜찮을 것 같아서..
그리고 시간이 흘렀다. 난 변기를 안내린걸 까먹고 있었다. 상상도 못하고 있었다.
시아빠가 퇴근해서 오셨다. 그리곤 손녀딸을 데리고 놀이터에 가신다고 나가셨다.
5분뒤 신랑이 왔다. 그리고 바로 화장실로 들어갔는데...
"화장실 변기 뭐야???? 어! 어! 어!"
소리가 들려왔다..
"어? 오빠 미안! 다은이 똥싸고 내가 물 내려야지 했는데 까먹었었네.. 화장실을 안가서.."
"야! 그게 아니고 이게 뭐야?"
이상해서 화장실 문을 열었다.
어! 이게 뭔가! 화장실의 변기가 마치 나이아가라폭포를 보는듯한.. 내 눈을 의심하지 않을수 없었다... 물이 역류하는데 휴지 조각 딸램 응가 물..완전히 하나의 작품이었다.. 주체 할수 없을 정도로 물이 넘쳐 흐르는데 겁이 났다.
“오빠, 어떻해.. 아버지 놀이터에서 오기전에 처리해야하는데.. 어떻해??”
“뭘 버렸어? 이게 다 무슨 휴지야?”
“다은이가 똥쌌어. 그래서 귀찮아서 그냥 한번에 휴지를 다 넣었더니..”
“왜, 그랬어? 봉지에 휴지 싸서 버리지!”
“아이씨! 왜 신경질이냐? 봉지 아낄라고 했구만!”
“평소에 아끼면서 살아라. 뭐 변기 후빌꺼 없나? 찾아와봐. 아니다 내가 나가서 나무 주어와야겠다..’
그리곤 신랑이 씩씩 대면서 나갔구 난 옷걸이를 쫙~ 펴서 변기를 쑤시면서 휴지와 응가를 건져냈다.. 그 와중에도 변기에서는 물이 넘치고 있었다… 여기저기 정말 0물바다 였다.
그리고 신랑이 왔다. 신랑이 쑤시고 했지만 효과가 없었다.. 어쨌쓰까이!
그렇게 30분이 지났나? 시아빠 소리가 들렸다. 난 화장실 밖으로 나와 문을 닫았다.
“아가! 다은아범 왔냐? 목욕하나보네”
“예? 예….”
그리곤 신랑이 나왔다.. “아~ 죽겠네!”
“왜그러냐? 뭔 일 있냐?”
“다은엄마가 휴지를 넣었대요. 변기에.. 막혔어요.”
시아빠는 화장실로 들어갔고 난 신랑한테 눈치를 주기 시작했다..
“뭐야, 아이씨. 뭐야? 내가 뭐가 되냐? 그냥 다은이한테 뒤짚어 씌울라고 했구만… 아~짜증나! 오빠 기분나빠.. 꿍시렁 꿍시렁~~”
“너 되게 민망한가 보구나?”
시아빠는 화장실서 난리 났다.. 화내시구…..
“아버지? 다 되었어요?”
“되긴 뭘되냐? 볼일을 보려면 조심히 봐야지, 휴지를 빠뜨리면 쓰냐! 꿍시렁 꿍시렁”
“죄송합니다. 근데, 그게 아니라…..” 난 말을 못했다.. 내가 볼일 보다 그런거 아니란걸…
한참을 화장실서 신경질 내는 시아빠의 소리가 들려왔고 난 홍당무처럼 얼굴이 달아올라 죽는줄 알았다. 그리고 다시한번 화장실 문을 열어 보았다..
“으웩~ 시아빠가 바가지로 변기의 물을 퍼 내고 있으셨다…”
난 아무런 말도 못한채 딸과 남편을 놔둔채 집으로 도망왔다…
그리고 시아빠한테 전화가 왔다!
“아가! 내일 아침 일찍 사람 불러라! 학교 맞은편에 있다! 알았냐? 3살먹은 니 딸보다 니가 더 철이 없다!”
“예!”
그리고 다음날…
아침부터 딸을 데리고 설비집에 갔다. 허걱! 문이 닫혀 있었따..
그리고 오후.. 또 문은 닫혀 있었다. 아무래도 문을 닫은거 같았다.. 울 동네에선 이게 다인데.. 난 죽었다. 아!~ 아부지 화낼텐데.. 죽겠네….
우선 시댁으로 갔다. 그리고 딸을 맛난 밥을 해주고 재웠다.
본격적으로 난 물을 끓이기 시작했다. 큰 냄비 여기저기에…
그리곤 변기에 물을 부었다. 물을 내려 보았다. 또 폭포다!
다시 물을 부었다. 한참을 놔두고 또 물을 부어 한참을 놔두고를 얼마나 반복했을까?
변기의 물을 내리니 좀 넘치는듯 싶더니 퍽! 소리와 함께 힘이 넘치듯 보란듯이 쑤~욱하고 내려가는게 아닌가! 난 정말 큰일을 해냈다! 정말 자랑스러웠다. 내 옷은 이미 땀으로 다 젖어 있었지만 뭔가를 해냈다는 이 성취감! 난 시아빠를 자랑스럽게 볼 생각에 벌써 마음이 떨려왔다. 남자들도 못한걸 내가 해냈다는 사실.. 푸하하하!
그날 저녁! 나는 딸과 함께 우리집에 있는데 시아빠가 벨을 눌렀다.(한참을 길게 삐익~ 연속으로 나올때까지 벨을 누르기 때문에 딱 티가 난다!)
“아버지, 다녀오셨어요?”
“아버지 변기 뚫었다! 이제 뚫어져 된다!”
“예? 아버지 뭐예요~ 제가 아까 뚫어놓느라 얼마나 더웠는데요! ”
“어? 그래 뭘로 뚫었냐? 아가!”
“뜨거운물 부어서요..”
“다은이는 뭐하냐?”
“자요, 일어나면 데리고 갈께요.”
“알았다”
그렇다! 우리 시아빠 당신이 뚫으신줄 알고 계셨던 것이다. 집으로 돌아와 화장실을 분명 먼저 가셨을 것이다. 그리고 물을 내리셨는데 물이 내려가니 되신다고 나한테 얘기를 하려고 하신게 틀림없다. 근데 어쩌랴! 내가 먼저 뚫어놨는걸.. 당황하던 울 시아빠! 그리곤 서둘러 앞집 당신의 집으로 가시는 울 시아버지의 뒷모습.. 하하.. 부끄러우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