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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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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여름을 위한 그녀의 생각


BY 쟈스민 2001-06-08

올 여름은 아마도 무지 더울라나

하루 일과를 마치고 차에 오르면 후끈 후끈

하루 종일 달궈진 철판의 느낌이 그러할까?

비는 내리지 않고 가물어서 농사짓는 이들의 가슴은 애만 태우고....
무심한 하늘만 바라다 보며 날씨탓도 해 보지만

나의 이런 더위 쯤에 짜증을 내기엔
참 너무 힘들게 살아가시는 분들이 많겠지 하고 생각해 본다.

그 가뭄속에서도 시어머님께서는 텃밭에서 캐신 마늘을 가져다 주신다.

상추랑, 치커리랑, 완두콩이랑, 총각김치랑.....

그래 난 행복한 사람이다.

복 많은 사람이다

이런 생각을 하며 새삼 모든 것에 감사하고 싶어진다.

자식사랑하는 마음에서, 그저 나눠주고 싶은 마음에서 가꾸어 내신 그 값지고 귀한, 정말이지 돈으로는 환산할 수 없는 그 무한대의 사랑속에서 나는 오늘도 살고 있다.

사십을 바라다 보는 나이에서도
이렇게 자상한 배려와 보살핌을 받으며 살 수 있는 축복이란 얼마나 커다란 행복인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삶이 아무리 힘겹게 느껴져도
그 분들이 자식들에게 베푸는 크고 넓으신 사랑을 생각하면

그냥 가슴 한켠이 휑 하니 시리고 아프고
따뜻하게 흐르고 있는 무엇인가를 느끼게 되는 자신을 발견하며

그래 이렇게 한해 두해 나이를 먹는가 보다.

그런 느낌은 서글픔이라기보단 뭔가 더 내실있게 채워져야 할 자리에 자신이 서 있는 걸 깨닫게 해 준다.

오늘 퇴근후 나의 모습은?

집안의 창이란 창은 모두 열어 놓고
나무들의 냄새를 마음껏 맡아 보리라.

짙어가는 여름의 내음에 맘껏 취해 보리라.

에어컨 대신 어디선가 불어와줄 시원한 산바람 맞아 보리라.


더위에 지쳐 있을 화초에도 목을 축여주고, 먼지를 닦아 주리라.
내 안의 마음까지 깨끗하게 씻으리라.


지난 여름 애써 놓았던 십자수 식탁 러그도 꺼내어 깔고,
질박한 그릇에 열무김치 넣고 푸짐한 비빔밥이나 한 그릇 먹을까?


역시 여름엔 조금쯤 내츄럴한 모습이 시원해 보여...

베불리 먹고, 시원한 바닷가를 상상하며 대나무자리에 앉아 수박이라도 잘라 앞집, 옆집 나누어 먹을까?

즐거운 상상에 빠져 봅니다.

시리게 투명한 유리글라스를 꺼내어 얼음 동동 띄운 냉커피라도 한잔

이쯤 되게 되면 세상 부러울 게 없겠지....

은은한 재즈가 흐르고,

바람도 흐르고, 나도 흐르며

하루해가 저물어

지리하게도 긴 긴 유월의 오후가 저물어 가겠지.


어머 벌써 한 해의 반이 다 가려 하고 있네.

년초에 세웠던 계획들에 대해 한번쯤 더 점검해 보고

마음만은 좀더 따뜻하게 살아야지 이런 생각 해 봅니다.


그래, 화사한 아침 바람 맞으며
경쾌한 음악과 함께 나는 내일도 나의 일터로 달려 가고 있겠지.

남들이 보면 어쩔 수 없는 아줌마의 모습이지만

왠지 긴장을 늦추고 싶지 않은
아름다운 아줌마의 모습으로 살아가려 애쓰겠지.


누군가 나를 아직은 아름답게 봐 줄 것이라는 은근한 기대감으로,
설레임으로 그냥 열심히 하루 하루를 소중하게 채워갈 뿐

행복이 결코 멀리 있지 않음을

늘 생각하며 살아 가는 그녀에게

삶은 그래도 행복한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