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함없이 늦게 들어온 신랑손에 또 작은 선물 꾸러미가 들려있었다
일주일에 한번 또는 두번 꼴로 들고 들어오는 선물상자
울신랑 내 생각해서 준비해오는 선물이 아니라 새로들어온
여직원이 무에 그리 감사할 일이 많은지 신랑한테 퍼붓는
선물 공세다
울신랑 회사에서 여직원한테 차심부름 안시키기로 유명하다
자리가 자리인지라 신랑이 직접 차를 타서 마시기에 아랫직원들
또한 여직원 시키기 무안해 사무실 전체가 셀프서비스로 바뀌
었단다
또한 울신랑 담배 안피우기에 요즘 보기드믈게 금연사무실
없는 회사에서 어찌어찌 복도 한구석이 흡연구역으로 바뀌었단다
당연히 여직원들 담배꽁초등 기타 지저분한 쓰레기 안나오고
또한 담배연기로 인한 고통이 없어졌기에 울신랑에 대한 찬사가
대단하단다
자기가 마신 컵은 손씻으러 화장실 간 시간에 직접 닦아오고
틈나는 대로 자기 책상 직접 정리하고 닦아내고 .....
암튼 어쩌다 신랑 회사 직원들과 함께 어울려 식사라도 하는 자리에
나가면 여직원들은 " 어머...넘 좋으시겠어요~ 부러워요~ "
침이 마르고 남자직원들은 " 댁에서 넘 시키셔서 나와서도 그러
시는것 아니냐~"면서 원성이 대단했다
그런데 문제는 지난 초여름 신랑 회사에 갓 들어온 신입여직원
이었다
울신랑에게서 새로 여직원이 하나 들어왔다는 이야기를 듣고난
얼마 뒤부터 손수건도 한두장 생겨나고 좀 고가의 남자용 화장품
이나 향수까지 갖고 오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일처리가 미숙해 조금 도와준걸 고맙게 생각해서
준비했단다며 조금은 으쓱한 표정을 해서 들고오는 신랑이
우습기도 해서 맞장구도 쳐 주었는데 선물의 횟수나 종류나
가격으로 생각했을때 점점 고마움에 대한 성의 표시 수준을
넘어서고 있었다
처음에 손수건 한두장에서는 여직원이 기특하기도 하고 또
귀엽기고 했던 신랑은 점점 부담스럽고 거북해 지더란다
이 아가씨 학교 졸업하고 다른 회사 다니다가 이런저런 적성이
안맞아 이직을 한 것인데 마침 신랑회사엘 오게 된것이란다
똑같이 등록금내고 머리 터지게 공부해서 대학졸업했더니
적성이나 전공하고는 상관없이 하찮은 잔일처리에 커피심부름이나
하는 자신이 못내 한심스러웠는데 이처럼 자신을 배려해주고
사랑을 베풀어 주시는 분을 만나니 넘 행복해서 눈물이 난나다....
드디어 울신랑 새로 들어온 스물네살 여직원의 선물과 애정공세에
마누라에게 SOS를 청했다
평소보다 조금 더 신경써 화장하고 아끼느라 넣어두었던 정장도
꺼내서 입고 발톱도 신경써 다시금 빨간 메니큐어 칠해 산뜻해
보이도록 준비하고 신랑 회사로 향했다
점심시간 즈음해서 도착하여 전화를 걸었다
- 어머... ㅇㅇㅇ 씨가 직접 전화를 받네요~ 반가워요
안그래도 나 꼭 만나고 싶었는데 약속없으면 같이 점식식사
하지 않을래요? 나 꼭 봤으면 좋겠어요......
그리고는 신랑을 불러 여직원과 함께 근처 분위기 조용한
식당에서 마주 앉았다
평소보다 조금 오버해서 물수건으로 신랑 손도 닦아주고 일부러
넥타이고 고쳐주며 살갑게 굴었다
아이들 이야기며 쓸데없는 시시콜콜한 이야기 나누며 식사를
마치고 후식을 나눌무렵 그동안 신랑이 받아왔던 선물 꾸러미들을
건넸다
- 울신랑에게 신경써주고 고마워 해주어서 내가 더 고마워요....
하지만 울신랑이 ㅇㅇㅇ씨에게 잘 해주었다면 건 특별히
누구에게 잘해준게 아니라 받아들이는 쪽에서 특별하게 받아
들인걸꺼예요.... 그리고 이런 것들 필요해 지면 제가 준비
할께요.... 맘두 정성두 고마운데 우린 맘만 받을께요.....
이남자... 자기딸 앞으로 자라나서 사회생활 하게 될때는 지금
보다 훨씬더 여자들을 아껴주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혼자서 몸소 실천하는 그런 사람이예요.... 그때문에
어떤 오해가 빚어졌다면 내가 사과할께요......
그렇게 긴 점심시간이 지내고 두사람은 사무실로 나는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오늘로 일주일.....
선물이 왔다면 두세차례는 더 왔을 터인데 조용하다
신랑 이야기로도 좀 어색하고 데면데면 하지만 그래도 잘 정리
하는듯 싶단다
타고난 페미니스트 울신랑
그리고 지금도 이십대 초반의 아가씨에게 연모의 정을 품게 할
만큼 매력이 있다는 사실이 감사한 것은
내가 아직도 세상 물정을 넘 모르기 때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