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궁, 능 관람료 현실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70

발을 맞추며 걷는 길


BY 다정 2002-08-30

기분이 요며칠 우울하고 발은 쑥 빠지듯이..
서둘러 아이 저녁 먹이고 학원 보내고 나니
밀려오는 정적과 혼자라는 그 느낌에
동네를 빠져 나갔다,,,,저녁에.
난전이 즐비하던 재래시장은 말끔하게 정돈이 되어서
차양도 같이 한꺼번에 올리는 공사를 마치고
말쑥하게 모양새를 갖추었고
파장을 알리는 곳곳은 몇개의 품목을 묶어서 떨이를 외친다.
오늘 하루도 그들은 생활의 전선을 지켰을 것이고
아낙들과의 자잔한 실갱이마저도 마다하지 않았을 것이다.

기나긴 비의 선물로
채소며 과일들은 이미 지난 날들의 값을 잊어버린지 오래이고
섯불리 지갑을 열지 못하는 나도
그저 구경만 할 뿐.
남편의 화장품을 사러 들어간 곳의 주인은
쌍꺼풀 수술을 어느새 하였는지
인상이 달라 보인다.
눈에도 생기가 돌고
수술한 경험을 얼마나 사실적으로 설명을 해 주던지
나도 모르게 내 눈을 한번 쓱 만져 보기까지 할 정도,
ㅡ언닌 돈 벌은거야,,,백 삼십..
등 뒤로 주인의 웃음과 함께 들리는 한마디.
성형도 그래서 하나 보다
무엇보다 달라진 그녀의 자신감에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나도.

시간이 얼추 아이 학원 끝날 시간이 다 되어가고
시장에서 파는 피자 한판을 기다리며 있으려니
잊고 있던 느긋함이 어깨를 두드린다,,
정류장에 위치한 학원가의 벤취에 앉아서
무심히 흘러가는 사람들을 바라 보는 재미도 그리 나쁘지 않고
한아이와 서로 목을 감싸며 나오는 딸아이
이름을 부르니 아이가 흠칫 놀란다.
ㅡ엄마,,,,ㅎㅎㅎ 왠일이야..
내 아이의 환한 웃음이 이렇게 하나 가득일 줄이야.
ㅡ엄마,,우울해 보이,,왜 그래?
한번도 마중 나가지 않았던 엄마가
학원 앞에 있으니
놀라고 이상한지,,
ㅡ우울하긴,,,딸래미랑 데이트 할라고,,왔지

왼발,,오른 발,,
말 하지 않아도 어쩜 그리 같이 맞추고 걷는지
실데없이 머리에 가득하던 그 모든 것들을
아이와 걸어 가는 그 길에
모두 두고 왔다.
그래...잘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