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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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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말리는 부부 74 ( 애마부인 )


BY 올리비아 2002-08-21

"엄마~ 언제 말타?"

막내딸 2박3일 내내 말 언제 타냐고
묻고 또 묻고..에이..만득이같은 녀석..그래 간다 가..

드뎌 마지막날 모두들 승마장으로 향했다.

우선 가격 먼저 흥정해놓고..
나와 올캐언니는 무서워서 탈 생각도 않고 있는데
오빠와 남편은 모두들 다 타야된다며 반 협박을 한다.

나와 언니는 겁에 질린 표정으로..
"그럼..우리도.. 함..타볼까?"
"그럴까?"
"그래..우리가 언제 또 말을 타보겠어?"
"그러자..뭐..그래봤자..떨어지기 밖에 더하겠어?"
"말이 높아서 떨어지면 조메 아플낀데?"
"아픈 것보다도 거 밑에 봤어? 죄다 말 똥밭이야~~"

그렇게 우리 두 아줌마들 궁시렁거리며
마지 못한듯 복장을 입고서는 말에 올라 탈
준비를 하고 있는데 거 정말 장난 아니게 떨린다..

"으흐..말 디따 크넹..에구..무서버.."

그렇게 바짝 쫄은모습으로
그 큰말들을 어줍잖게 바라보고 있는데
그곳 아저씨가 자리를 배정해 준다..

그렇게해서 내가 배정받은 말은..
승마장에 유일하게 하나있는 하얀 말..

백마라~~캬~ 이쁘다..
아! 갑자기 떠오르는 사자성어..유유상종이라..ㅋㅋ

백마가 그 큰 눈망울로 나를 쳐다본다..
녀석 쳐다보긴.."야~니 나한테 반했나?~~으흐흐.."

그렇게 잠시 백마와 나의 눈싸움 아니 눈인사를
나누곤 조심해서 말을 올라 타니 흐미~ 참말로 높네~~

그러며 서서히 말이 움직이자..
나의 표정은 점점 화석이 되어가는 듯 했다.

그런데 녀석들 어찌나 교육을 잘 받았던지 일렬로
나란히 줄맞추듯 올라가는걸 보곤 이내 마음이 좀 놓였다.

그러다 한넘의 응아를 하면 뒤에선 넘들이
예의바르게 기다려주기도 하고..귀여운 넘들..^^

음..이정도의 교육?수준이라면 걱정안해도 되겠구나..

그러며 난 서서히 긴장을 풀고는 앞서가는 식구들을
보며 올라가는데 아니 이 녀석이 자꾸만 옆길로 갔다
왔다 하는게 아닌가..겁에 질린 난...

"옴마마..아저쒸~~이 말 왜 이래요??~~~"

그때마다 난 소스라치게 놀라 외치자
멀리서 대수롭지 않게 바라보는 아저씨..

뒤따라오는 남푠도 너가 그렇게 소리 지르면
말이 더 놀란다고 좀 조용히 하라고 하니..

이젠 소리도 못 지르고 애써 무서워도 끙끙 앓고
참으며 올라오자..어느덧 언덕에 다 올랐다한다..(에휴~)

그리곤 그곳 아저씨가 사진촬영을 해 준다.
오빠네 식구는 먼저 사진을 찍고 언덕을 서서히 내려갔고
뒤따라 간 우리집 식구들만 남아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그러며 그 아저씨가 내가 탄 말을 보며 하는말..

"그 말이여~ 상도에서 이재룡이 탔던 말이예여~ "
"오머나~~정말여??^^*"

"네~ 운좋으시네여~"
"호호호....^.^"

"사진 디게 잘 나와여~"
"제가요?"
"아뇨~말이요~"
"하하하....^0^"

에궁 좋아라..아..내가 잡은 고삐..내가 앉은 안장...
어쩐지 느낌이 예사롭지 않더라~ 으흐흐..(^ㅡㅡㅡ^)V

그렇게 농담을 주고 받으며 사진 몇장 찍고
우리집 식구들만 서서히 언덕을 내려 가는데..

갑자기 내가 탄 말이 가다말고 옆쪽으로 가더니
엉뚱하게도 풀들을 한가로히 뜯어 먹고 있는게 아닌가..

그러자 뒤 따라온 남푠 말도 옆에 나란히 서서
함께 갈생각도 않고 그렇게 둘이 풀을 뜯어 먹는다.

혹시..이 말들도.. 못말리는 부부??ㅋㅋ

"어!..아저쒸~~이 말 안가여~~"
"엉덩이를 한대 세게 때리세여~"
"어머나~~어떻게 때려여~난 못해!!~"

그러자 옆에 있던 남편이 내가 탄
말 엉덩이를 세게 한대 탁~ 때린다.

"헉!! 왜때려!!"
"야~ 때려야 내려가지~"
"우쒸~그러다 열받아서 말이 냅다 달리면 어쩌려구..팍~@#%$#@"

그렇게 난 뒤 따라오는 남푠에게 소리를 꽥 지르곤
혼자서 궁시렁거리며 다시 언덕을 천천히 내려오는데..

"어머나..자갸~저..사람들좀 봐~~"
"어디?"
"죠 밑에말야..어머..말 너~~무 잘 탄다~~~"

멀리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몇몇 사람들이 말을 아주
신나게 원이 그려진 코스를 빙빙돌며 마구 달리고 있었다.

난 속으로 저곳은 말을 아주 잘타는 사람들만
타는 곳이구나.. 그렇게 생각하며.. 가까히 와서 보니..

허걱@@ 그 사람들은 바로...
다름아닌.. 좀 전에 먼저 내려 간
오빠네 식구들이었던 것이다..

흠마마~그..그..그렇다면..우리도...곧...저 코스로??*.*;;;

허걱! 오우~안돼..안돼..난 못타~ ?대로 못타~~
난 금방 울상이 되어 뒤에 있는 남편에게 소릴 질렀다.

"엄마야~ 우리도 저렇게 타야 되나봐~~어똑게 해~~난 못타~~"

뒤에 있는 남푠..

"우와~~ 잼 있겠따~~~~^0^"
(우띠..믿을 넘 아무도 없넹..안 돼겠다..)

그 곳에 가서 아저씨한테 꼭!! 말해야지..
난 절대루 안 탈거니까 나만 좀 내려 달라고...

그렇게 마음속으로 굳게 다짐하고 다짐하며
그곳에 서있는 아저씨를 향해 서서히 다가서자 난 잽싸게...

"아..저...."

"워이 워이~~~!!"

"헉@@ 아자씨!!!..으악~~~ 엄마야~~~~~*0*"

내 말도 차마 끝나기도 전에 외치는
그 아저씨의 워이~워이~ 소리에 훈련된 말들이
좀전의 온순한 모습은 어디로 가고 디립따
앞을 향해 돌진하는게 아닌가..

"꺄악~~~~엄마야~~~~"(흑흑...)

이미 말에서 내려온 언니오빠..조카들
그런 내 모습을 보고 디따 크게 웃는다....

그렇잖아도 언니네가 먼저 그곳을 타고 내려오면서..
"야..이따 고모 이곳에 오면 무쟈~게 놀랄거다..ㅋㅋ"
하며 은근히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한다.

겁쟁이로 소문난 내가, 강아지도 못안는 내가
그렇게 말에 올라 탄건 만해도 놀랄 일이었건만..

세상에 이렇게 말이 냅다 달릴 줄은...
그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일이었었다....ㅜ.ㅜ;

난 그렇게 그날 조카들앞에서 아주 처참하게 망가졌다..

눈썹이 휘날리도록 달리는 말을 타자
모자는 바람에 훌렁 벗겨지고..
머리끈도 냅다 말똥 밭에 떨어지고..

나는 마치 미친여자처럼 소리 고래고래 지르고
머리끈 빠진 내 머리는 귀신처럼 바람에 흩날리고..ㅜ.ㅜ

우와~~난 그날 졸지에 역동적인 슬픈 哀마부인이 되었똬..

옆에서 지켜보던 아저씨..
그런 나의 처참한 모습을 보았음에도.. 무슨 심보였던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서비스라며 한바퀴 더 돌게 했던 것이었던..것이다...어흑..

서비스라니...누가 서비스 달라고 했떠??

내 평생.. 그때처럼..그 순간처럼..

공짜가...싫었던적은....없었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