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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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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집필중


BY 바늘 2000-11-17


요즘 애들 아빠, 그러니까 나의 남편은 원고 청탁을 받고 글쓰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물론 바쁜일과를 피하여서 지만요.
어떤 글을 쓰고 있는지 궁금하시지요?

청탁을 준곳은요 바로 울 아이가 다니는 고등학교 편집부입니다.

몇일전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와서는 노오란 메모지를 한장 건네었습니다.11월 말까지 학교에서 내년도 교지에 실릴 글인데 애들 아빠의 직업에 연관하여 독자가 고교생임을 감안해서 쉽고 평이한 서술로 주가와 국민경제의 연관성이라던지,증권사의 기능과 역활,증권 관련 유망 업종 소개 등등을 좀 써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울 남편과 내가 연이 된것은 사실 울남편이 글을 무쟈게 잘쓰는 사람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대학3학년 복학생이던 남편은 대학 신문사에서 공모한 논문에 원고를 썼는데 을메나 똑소리 나게 글을 자~알 풀어나갔는지 난 그만 반해버렸던 것이지요.

최우상은 당선자 없었고(내가 보기엔 최우수상 되고도 남을만 한것 같았는데...)남편은 우수상을 보기 좋게 타서 그옛날 거금인 상금을 타서는 둘이서 분위기 잡고 저녁도 근사하게 먹었습니다.

남편의 이 글 잘 쓰는 솜씨는 수많은 연애편지로 나에게 보내어 져서는 이내 가슴 설레이게 했었지요...

지금 은 흔하게 보았지만 그때 그시절 매일 매일 일기를 써서 내 생일에 책처럼 만들어 선물도 해준 멋진 남편이었습니다.

아이가 초등학교 다닐적엔 교육부에서 주관하는 부모님과 함께 글쓰기 대회에 나가서 아들을 제치고 아빠가 당선되어 어느 토욜날 수상식장에 나가 멋진 상패와 상을 받아오기도 했었지...

이렇듯 글쓰기 좋아하고 글잘 쓰는 남편이 이제 고기가 물을 만난것입니다.
퇴근하여 맨정신에 들어오면(남편은 술엄청 사랑하거든요~) 이제 울 남편은 베로모쓴 작가 선상님 마냥 원고를 쓰고 있습니다.

아들아이가 이제 내년이면 고3이 됩니다. 그러면 자기 아빠가 쓴글이 실린 교지를 받아 들것입니다.

지금 저희 남편은 글을 쓰고 있지만 어찌보면 세상에 하나뿐인 아들에게 근사한 추억을 맹글어 주고 있는것 아닐까요?

아들아이가 평생 자기 책꽂이 어느 한구석에서 빛바랜 교지를 대할때 그속에서 숨쉬는 아빠의 그림자와 마주 할테니까요.

오늘도 맨정신(?)에 귀가 한다면 분명 그이는 그일에 신명이날것입니다.룰루랄랄하면서~~


이런 울남편에게 그윽한 커피 한잔 올리며 한마디 할까요?
당신은 멋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