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531

러브어페어를 추억하며.


BY 섬진강 2002-07-29

밤에 운동을 하고 부터 영화 보기가 수월찮아 졌다.

그래도.... 금요일 밤인데.... 영활 보자! 며
밤이 늦어서 비디오가겔 갔다.

새로운 영화가 들어와 있지 않아서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다
집은 비디오 '러브어페어'.

난 이 영활 보지 않았지만 또한 그 영활 보았다.
그러니까, 그 스토리를 배껴온 전작이랄수 있는 영화
'잊을수 없는 사랑 '을 보았고 그 스토리를 배낀 또다른 영화
'시애틀의 잠못 이루는 밤'을 또한 보았기에....

서른여섯,, 그러면 이제 사랑하는 일에 환상을 거둘 나이가 되었나?

이 영화를 보면서도 예전의 영화를 보며 느꼈던,
그 사랑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가슴이 다 시리던 기억을
다시 재현해 낼수 있을까?

아니, 최소한 그 사랑의 방식에 몰입 할 수나 있을려나?

영화를 보기에 앞서 그런 의문을 스스로에게 던졌다면 어쩌면,
이미 사랑에 대한 환상따위를 깨뜨려 버린지 오래라는 반증이 아닐까.. 그런 잡스런 생각을 하면서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바람둥이 전직 스포츠맨이자 현재 스포츠방송 진행자인 마이크의
스캔들 관련 기사가 연일 매스컴을 난타하는 가운데 그는 여느 때처럼
자신의 업무상 시드니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데...

아뿔싸, 그곳에서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뀌게할 여인을 만나게
될줄이야... 사랑이 결실이 되기 위해 놓여진 난관이란 허들경기와
같아서 하나의 허들을 넘어서서 평탄하다 싶으면 다시 새로운 허들이
기다리는 법.

마이크가 한눈에 반해버린 테리라는 여자는 그전에 심심풀이로
만난 여자들과는 다른 뭔가가 있다라고 생각하는 순간 기체이상으로
비행기는 어느 섬에 불시착을 하고.

서로 엇갈린 길을 가는구나, 싶은데 불현듯 그녀가 마이크 앞에
나타나면서 이들의 운명이 한데 묶일수 밖에 없구나 싶었다.

아름다운 남자 워렌비티' 아름다운여자 아네트베닝'...
(둘은 이 영화 이후에 진짜 부부가 되었다)
테리에게 반한 마이크가 하는말... '당신의 행동을 바라보는 일이
행복해요' 나도 그랬을까.... 내 사랑이던 그이의 눈에 한때는
나의 행동을 지켜보는 일이 그에게 행복이었을까.

우리는 그런 사랑을 하나씩 키워 왔을것이다.
그리고 그 이쁜 사랑이 싹을 틔우고 꽃이 피기를 지켜보며
우리는 살아왔을 것이다.

태평양의 어느 아름다운섬 한가운데서
하얀 옷을 입은 두연인이 아름다웠던 것처럼 우리도 한때
저리 아름다운 사람들일 때가 있었을 것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그 아름다운 사람들에 넋이 나가 있을때가
아마도 마이크가 섬에 살고 계시는 숙모님을 찾아 나섰을 때였지.

하얀원피스의 아네트베닝과
또 하얀 셔츠의 워렌비티가 끝없이 펼쳐진 초원을 걷고
있다가 숲속에 위치한 숙모댁을 방문하기 까지
그곳이 아마도 파라다이스가 아니였을까 싶게 환상적일 만큼 아름다웠다.

그리고... 그 장면 아마도 이 영활 보았던 분이라면 잊지 못할,
숙모님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아네트베닝이 직접 허밍코러스를 하던
그 장면은 이별의 느낌과 함께 슬픈 아름다움을 주지 않았던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둘은
둘만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예전의 안정된 생활과
안정된 사랑(?)을 포기하고 운명의 그날, 5월 8일 오후 5시 2분에
맞춰 엠파이트스테이트 빌딩으로 향하는데...
운명의 신은 그들을 질투라도 하였던가 보았다.

택시에서 내려서다 테리는 교통사고로
하반신을 못 쓰게 되는 사고를 당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마이크는 빗속에서 그녀를 기다리다
쓸쓸히 돌아서는데...
운명은 그렇게 예정 되어 있었는지도 모른다고
단념해 버리기엔 그녀는 마이크에게 너무 큰 사랑이었나 보았다.

신의 약속은 더욱 높고 고귀한 것이었을까?
크리스마스 이브에 우연히 자선음악회에서 둘은 마주 하지만 안타까운
눈빛만 부딪힐수 밖에 없었던건 각자 그들의 곁에 옛 애인이
팔짱을 끼고 있었던 탓이었다.

하지만, 크리스마스 이브..마이크는 숙모님이 돌아가시면서
유품으로 남긴 숄을 그녀에게 전해 주어야 했다.

신의 선물처럼 거리에 눈송이가 날리고
홀로 성탄전야를 보내고 있는 테리에게 찾아온
마이크가 전해준 숙모님의 숄을 두르고 있는 테리를 보는
순간 그 모습을 그린 예전의 그림을 떠올리며 자신이
그녀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깨닫는다.

오해가 풀리고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긴 포옹
을 하며 흘리는 눈물은 또 얼마나 아름답고 충만한 느낌을 주던지...

'잊을수 없는 사랑'이나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이
같은 플롯으로 전개된 다른 사랑이었고,
'러브어페어'역시 그런 흐름을 따랐지만
각각의 영화가 보여 주었던 새로운 아름다움은
그 영화들이 나름대로 개성을 잘 보여준
멋진 영화들로 내게 오래 오래 기억될 것만 같다.

영화를 사랑하는 님들..
오늘 다시 한번 '러브어페어'를 보며
옛사랑을 추억하는 일... 그것도 괜찮은 피서법이 아닐른지... 감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