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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호스 아줌마의 신문읽기 8 - 오스트리아의 산악 열차 참사 (155명 사망)


BY 닭호스 2000-11-14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남쪽 1백㎞ 지점의 스키 휴양지 키츠슈타인호른에서 스키 관광객 1백65명을 태우고 스키장으로 향하던 케이블 등산열차가 터널을 통과할 무렵 화재에 휩싸여 열차문을 부수고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한 승객 12명을 제외한 1백55명이 사망했다고 한다.

사망자 중에는 일본인 관광객 10명, 미군 3명, 독일인 27명이 포함돼 있으며 상당수는 이날 키츠슈타인호른에서 개최될 스노보드대회에 참석하려던 청소년들이었다.


화재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은 이번 사건으로 말미암아 목숨을 잃은 이들을 위해 오스트리아는 11~12일 이틀간을 애도기간으로 선포하고 모든 관공서에 검은 색 조기를 게양토록 지시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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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대부분의 도시가 그러하듯이 짤즈부르크는 아주 아름다운 도시이다.

내가 독일에 두학기를 머무르면서 있었던 곳은 파싸우라는 독일의 작은 국경도시였는데.. 오스트리아와 맞닿아 있었다...


독일에 간 지 몇 달후, 일본인 친구 나나에양을 사귀게 되었다.. 그녀와 함께 나는 주말을 이용해 짤즈부르크로 놀러갔다.. 승용차로 가면 두시간도 안되는 짧은 거리였지만 승용차가 없던 가난한 유학생인 우리가 기차로 돌고 돌아 가니.. 예상외로 시간이 많이 걸려 당일치기로는 약간 벅찬 코스였다..

그래서 우리는 사운드 오브 뮤직이라는 영화의 무대가 되었다는 그 아름다운 도시를 수박 겉핥기식으로 돌아보고 떠나올수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우리가 짤즈부르크로의 여행을 계획하면서 우리의 목표가 되었던 곳은 모짤트 하우스였다.. 나는 솔직히 음악에는 도통 문외한이다.. 게다가 예술을 이해하는데에는 아주 편협하고 무식하기 짝이 없어서 소리라는 것은 그 질을 무시하고 모두 깡그리 싫어한다...

하지만.. 나의 친구 나나에양은 유럽을 철저히 흠모하는 일본인의 기질답게 음악을 좋아하였다.. 그리고 나또한 유명인의 生家를 방문하는 것에는 적잖은 관심이 있었기에 우리는 그곳을 방문하기로 했던 것이다.


모짤트의 생가와 살았던 집 두곳을 방문하면서.. 나는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짤즈부르크가 물론 도시의 특성상 일본인이 많이 거주하고 있긴 하였지만 그곳의 어딜가든 일본어 설명이 꼭있었다...

독일어, 영어, 일본어, 프랑스어
이렇게 네 가지 언어로 소개되는 모짤트의 연대기와 그 밖의 다른 설명들을 들으며... 나나에양은 참으로 기뻐하였다...

하지만.. 나나에보다 약간은(아주 약간이었을 것이당~) 더 우수한 독일어 실력을 가지고 있었던 나는 모국어 설명이 없었던 관계로 그 설명을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하였다...




언제였던가 일본에 갔던 적이 있었다..

한번은 오빠와 내가 어느 관광지를 방문하였던 적이 있었다.. 한국은 일본과 맞닿아 있는 국가로 모르긴 몰라도 일본을 방문하는 한국인의 수는 일본이 섣불리 무시할 수 없을정도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디에도 한국인을 위한 상세한 설명은 찾기가 어려웠었다.. 근데 그 관광지에서 나는 꿈에도 그리던 모국어를 접할 수가 있었다...

그러나 그 말은 어이없게도...
"신발을 꼭 벗고 들어오시오.."
와....
"사진 절대 찍지 마시오."
였다...

외국에 살면서 동양계라고 설움받는 일은 어디서도 있었다... 하지만 더욱 슬픈것은 나의 친구 나나에양과 함께 가면, 그리고 그녀가 일본인이라고 국적을 밝히면 나도 덩달아 일본인의 대접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그녀와 함께하면 수퍼에 가도 도둑을 보는 듯한 곱지 않은 시선에서 벗어날수 있었으며.. 독일아이들이 여는 파티에서도 당당히 대화에 낄 수가 있었다...


오스트리아에서 참사를 당한 불쌍한 청소년들에게 조의를 표한다...그리고 세계 곳곳에서 이방인의 설움... 약소국의 굴레를 쓰고 고군분투하고 있는 한국인들에게도 인사를 전하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