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 아픈 사람이 하나 둘 늘어나고
작년엔 피붙이인 막내동생을 잃고보니
누구보다 건강검진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다.
벌써부터 종합검진을 아니더라도
자궁암, 유방암, 혈액, 소변검사
같은 부분검사라도 받아봐야지 생각은 하면서도
그곳이 영 끌적지근한 곳이라 쉽게 내키지를 않았다.
근디 옆방 라일락님도 어느날 찾아온 유방암때문에
고생하고 계시고, 이웃에 가까이 지내던 이가
어느날 세상을 떠나버렸다.
중학교 동창도 자궁에 경부암이 생겨서 더 발전하기전에
자궁을 드러내버렸다.
나이가 한살 한살 먹어가며 이런 저런 일들을 간접적으로
겪다보니 그것의 필요성은 엄청 실감하면서도 옷을 벗고
다리를 벌리고 드러누워야한다는 사실이 영 내키지 않아
이리 미루고 저리 미뤘는데...
마침 미국으로 가는 이웃이 들어가기전에 검사나 좀 받고
간다는 말에 치마하나 둘러고 따라나섰다.
눈 딱 감고 세포진검사와 질확대경검사를 하고
유방을 기계에 억지로 밀어넣고 꽉 눌러서 사진을 찍는데
워매 젖 떨어져 나가는 줄 알았다.
그래도 나중에 병 걸려서 고통받는 것 보다
이케 한번 아프고 마는 게 낫지 싶어서 .
흡혈귀같이 생긴 아자씨앞에 팔뚝 내밀고
피 뽑아주고, 안 나오는 오줌 쥐어짜서 소변 검사까정
마치고 나오니 마치 미뤄놨던 숙제 다 했던 것처럼 속이 다 시원타.
집에오니 남편 하는 말.
"다 보여줬어?
돈도 줬어?"
"금 돈 안주고 뭐 주고 나오냐?'
"야 남편도 안 보여주는 거 보여줬으면
오히려 돈 받아와야지....."
" 워메 내 생각엔 그 사람들 참말로 지겹겄더라.
허구헌날 여자들 거시기나 들여다보고
사진 찍고, 아프다고 죽을 상 다 써는 젖가슴
억지로 밀어넣고 사진 찍는 일이 뭐 좋기만 하겄어?"
"하루종일 피만 뽑아대는 사람은 또 어떻고?"
그래도 그런 사람이 있으므로 해서 큰 병 되기전에
조기발견도 하고.
그 사람들 위해서 우리 박수 한번 주자.
여보야~~~~~~~~~~
대 ~ 한 민 국. 짜자작 짝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