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도 창밖에는 며칠째 내리는 비가 그칠 줄 모르니 아마 연중 겪어야하는 불청객 아닌,불청객 장마가 찾아 왔나보다. 태풍 라마순이 휘몰아치면서 고요하고 편안한 바다가 사나운 폭풍우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을 쯤.. 그 한부분의 자리를 어쩜 내가 겪고 있는 나의자리인가 싶었다. 7월 4일. 일단 계 마지막 4번째 약물치료를 받는 그 순간부터 찾아 온 고통은 태풍이 몰고 오는 꼴사나운 비바람에 시달리는 저 바다의 심정과 같았으니.... 그래! 겪지 않은 자는 그 누구도 모르고말고.. 오장육부의 흔들리는 미시거운 속은 과학의 약이라고 일컸는 진토제로도 다스리지 못하고.. 꼬박 만 4일간.. 물 한 모금 마시기에도 힘들었고., 인간의 필수품. 삼시 세끼인 곡기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거부를 하니 더 없는 괴로움에서 이래도 살아야 하나... 생명 줄에 대롱대롱 매달리는 회오감에 너무나 서럽다. 그 순간만은 보고 싶다고 찾아오는 사람도.. 위로하려고 걸려오는 전화도.. 소유하고 싶어 하던 황금도.. 한번도 누리고 살아보지 못했던 명예욕도.. 하물며 자식도.. 다 싫고 귀찮다. 차라리 無의 경지.. 죽음의 무덤 속에서 고통을 잊고 싶은 그 심정뿐이다. 벌써 수술하고 4번째 받는 치료이건만.. 그 후유증은 힘겹고 무서운 암흑의 긴 터널로 며칠을 몰고 나갔고.. 한번쯤은 좀 편안하게 나를 놔 주면 안 된단 말인가? 도체 神은 무엇이 못마땅해서 우리 인간에게 견딜 수 없는 시련을 준단 말인가? 하필이면.. 결코 받고 싶지 않는 이런 선물을 나에게... 神에게 묻고 싶노라! 인간이 좀 잘못하면 실수라 하면서 가차 없는 체벌을 내리고.. 神 자신은 실수를 하여 가뭄과 태풍이나 지진이라는 엄청스런 이변을 초래해 놓고 자연현상이라고 당연한 것처럼 방관하지 않는가! 그건 도체 누가 만들어 놓은 법칙이란 말인가? 아~~~ 너무 불공평한 조물주... 1~4.9cm까지 종양크기를 1기라라고 하고.. 5cm가 넘으면서 2기, 3기, 4기, 말기... 라인을 의사 그들은 끄었는데.. 앗! 이 여인 딱 걸렸네. 종양이 한 치도 마이너스로 양보하지 않는 5cm에서 멈추었다. 억울하다. 0.1cm! 연필 심.. 점 하나만 적었다면 2기 줄이 아닌, 1기 줄에 설 것이고.. 받아야 할 치료 또한 쉬울 것이 아닌가... 훗날... N과장 아우님한테 들은 귀 소문에 의하면.. 의료진들도 이 여인의 딱 걸린 종양크기에 1기와 2기의 기로에서 한 참을 번뇌하고 몇 번의 회의 끝에 환자에게는 좀 가혹하더라도 앞날의 있을 수도 있는 재발을 막기 위해 2기 치료를 하자고 진단을 내렸다고 하였다. 그래서 이 여인에게 내려진 처방. 1단계=4회 약물치료. 2단계=28일간의 방사선 치료. 3단계=4회의 또 다른 약물치료. 병원24시... TV드라마에서... 조창인 작품인 가시고기에서.. 보고 읽었던 그 아픈 현실이 나에게 다가 왔으니.. 입원해 있으면서 평소 바쁘다는 핑계로 멀리했던 책들을 가까이 하였고. 그 중에서도 암에 관한 책을 많이 읽었다. 시간은 좀 먹지 않고 흘렸고.. 4월의 봄이 호들갑스럽게 찬란하더니 계절의 여왕 5월의 자리에 밀려나가려는 그 마지막 날인 4월30일에 첫 번째 약물치료를 받고 12일간의 지겹고 정들고 싶지 않았던 S병원 문을 나셨다. 약물치료를 받고 겪어야 하는 그 후유증은 일분일초를 다투는 촉각의 기로에 서 있고 그 고통은 안식처 내 보금자리 안방에서 머물고 싶은데.. 서울의 하늘은 뭣에 화가 잔뜩 났는지 주둥이가 툭 튀어나와서 잔뜩 흐려있고. 이미 포항 하늘은 휘몰아치는 폭풍우로 항공의 길은 닫아 버린 상태. 하는 수 없이 내 사는 곳 포항으로 가는 지름길이 취소됐으니 대구공항으로 가는 19시 행 티켓으로 바꿀 수밖에... 울렁거리려는 속을 곧 이륙하려는 기내에서 꾹 참고 있는데 신은 또 한번 이 여인에게 배신을 때리고 장난질을 하고 말았으니... 대구공항도 휘몰아치는 폭풍우에 내가 탄 비행기를 받아들이지를 못하겠다고 취소라고 하면서 내리라고 하니... 이를 어째? 나 지금... 빨리 내 집 내 안방에서 이 고통을 토하고 싶은데.. 첫 치료받은 약물 후유증에 하늘이 노랗게 변하는데.. 이래저래 이미 시간은 밤 9시 가까이 되고 엄마와 늘 동행을 했던 딸아이.. 당혹함을 감추고 침착하게 대구까지 타인 한분과 더불어 택시를 대절했다. 김포공항을 벗어나면서 비바람은 달리는 차장을 거침없이 때리고.. 내차가 아닌, 영업용차에서 타인과 먼 거리를 동행한다는 긴장 때문인지.. 울렁거리는 속과 너무 아픈 머리는 도저히 참을 길이 없고. 첫 번째 휴게소에 도착하자마자.. 진토제를 다시 복용했건만 끝내 참지 못하고 휴게소 한쪽 모퉁이에서 그 고통을 뱉어야 했다. 마음 좋은 기사 아저씨는 비닐봉지를 구하러 뛰고. 동행한 낮선 아저씨는 물을 사로 빗속을 달리고. 딸아이 엄마를 붙잡고 어찌 할 찌를 몰라 같이 허우적거리고.. 달리는 차안에서 내내.. 딸아이의 염려하는 목소리도 계속 걸러오는 가족들의 걱정 휴대폰 소리도 심지어 야간운전의 졸음을 ?기 위하여 기사아저씨와 앞에 앉은 손님과의 대화도 나의 힘든 고통으로 인하여 모두가 듣기 싫은 꼴불견으로 접하여 지고. 정말 넘 넘 힘들고 괴로워서 살고 싶지 않았고 죽고 싶었다. 오즉 했으면... 차라리 죽고 싶으니 나를 경부고속도로 아무 곳에나 내려 달라고 차안에서 통사정을 했을까.. 그 악몽의 순간이 지금도 잊지 못하고 가끔 꿈속에서 겪고 있으니.. 우리가 사는 세상은 나쁜 사람들 보다 힘들어하는 사람에게 사랑을 나누어주는.. 그런 세상인가 싶다. 그 날의 기사아저씨나 동행했던 낮선 아저씨가 고맙기만 하다. “두 분 아저씨들... 꼭 가족 동반하시어 우리 가게를 찾아 주세요. 자연산 회와 영덕대게 대접하겠다는 아저씨들에게 한 약속 지금도 변함없습니다. 그 때.. 이 여인에게 베풀어 준 은혜 꼭 갚고 싶습니다.' 사정없이 몰아치는 폭풍 속에서도 기사아저씨는 환자를 배려해서 차분히 운전을 했건만 3시간 30분 만에 대구에 도착했고. 그 곳에는 아들 현이가 벌써 내차를 대기 시켜놓았다. 또 다시 2시간을 넘게 달려서 나의 보금자리로 이동하는데.. 참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대절한 택시가 우리나라 제품인 H회사의 최고급 명품 A대형 승용차인데도 너무나 힘겹게 하더니.. 나의 차는 한마디로 흔들림이 좀 있는 H회사의 T.. 대형차가 흔들면서 달리는데도 내 가족과 함께 한다는 안도감인지.. 좀 전에 겪었던 고통은 어디로 사라지고 어쩜 그렇게 편안하단 말인가. 자정이 넘고 새벽녘에 도착한 우리 집. 3월과 4월 봄날 내내 주인을 잃었던 내 안방에서 몇 날 며칠 밤. 약물치료 후유증으로 지옥의 문턱을 수십 번 넘나들었다.. 항암치료제를 투여 받고.. 환자들 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다고 하지만... 거의 대부분 겪는 고통이 아닌가 싶다. 어떤 이는 냄새에 시달리고.. 내 거래처 아는 이는 사람이 싫어서 자기 마누라도 곁에 있지 말라고 했다고 하고.. 나 역시 냄새에 민감하여 주방 앞을 꺼렸고.. 심지어 밥상을 들고 들어오는 주방 사람들의 옷에서 나는 마늘 냄새는 끝내 내 속을 뒤 접었으니... 그리고 .. 일주일 정도 시간이 서서히 흐르고 차츰 음식도 먹고 가벼운 운동과 더불어 체력을 회복하면서 또 다음 치료를 받게끔 의료진들은 처방을 하는가 싶다. 아직도.. 방사선 치료, 그리고 2차 약물치료가 힘들게 내 앞을 가로막고 있지만.. "에세이 방"님들의 사랑과 격려가 힘이 되어 절대 포기하지 않고 이겨 나가리라 나 자신을 믿고 또 믿는다. 지금 이대로 정상으로 간다면 초겨울이 다가오는 11월 중순에 치료는 끝날 것이고.. 더 이상의 神의 저주가 없는 한.. 예전처럼 건강을 찾으리라.. 또한 내 생활의 새벽일터에서 옛 동료들의 재회도 만끽할 것이다. 삶에 있어서 건강이 일 순위임을 뼈아프게 체험한 나.. 목숨이 붙어서 살아있는 한 주어진 생명에 늘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야지.. 즐겁지도 못한 지루한 병상 글을 매번 읽어주시고 많은 격려를 주신 님들에게 진정으로 감사함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 보답은... 힘차게 살아가는 한 어촌에 아낙의 모습 그대로... 박 라일락으로 살아가겠습니다. 님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