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 환선굴
강원도 삼척시 신기면 대이리에 있는 환선굴을 향해 길을 떠난것은 새벽 1시반이었다.
환선굴 가는 도중에 지나가게될 정동진에서 일출을 보려고 새카만 한밤중에 서둘러 길을 떠났었다.
하지만 영동고속도로에 접어들자마자 갓길 곳곳에는 불이 꺼진채 한줄로 늘어서 있는 수많은 차들이 눈에 띄었다.
연휴여서 그런지 전날 여행을 떠난사람들이 밤새도록 도로위에서 꼼짝못하고 있다가 지쳐 잠시 차안에서 잠을 자고있는거였다.
우린 아무래도 일출을 못볼것같은 불안한 예감으로 그래도 차가 슬슬이라도 움직여서 다행이라 여기며 마음은 벌써 환선굴로 가있었다.
어슴푸레하던 산야가 대관령고갯길에 막 올라서자마자 갑자기 환해지며 해가 쑥 올라와 있었다.
정동진에서 보려던 일출을 대관령 고갯길에서 마주대하곤 아쉬워하며 강릉을 지나 동해시로 접어들었다.
동해시를 지나 삼척에 다달아 태백방면 38번 국도를 타고 환선굴을 찾아가는길은
첩첩산중 짙푸른 녹음속에 아기자기한 산세와 맑은 초록의 강물이 어우러져 아주 평온해 보이는 산골이었다.
전혀 오염이 되지않은 초록색의 강줄기를 타고 30여분쯤 달리자 환선굴이 있는 대이리 군립공원의 모습이 보였다.
선녀가 환생한 곳이라는 전설이 있는 환선굴은 1071m 인 덕항산 중턱, 해발 590m에 자리잡고 있어서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한 30여분 힘겹게 산으로 올라가서야 환선굴에 들어갈수가 있었다.
가는도중에 지붕에 기와나 이엉대신 얇은 소나무판으로 지붕을 덮은 너와집과 참나무 껍질로 지붕을 이은 굴피집 그리고
수평의 시소모양 한쪽 수통에 물이 가득차 밑으로 쿵 내려앉으면 반대편 곡식을 찧는 절구공이 부분이 올라가고,
내려앉은 수통의 물이 쏟아져 가벼워지면 절구공이가 쿵하고 떨어지는 무게에 의해 곡식이 찧어지는 물방아인 통방아를 구경하며
쉬엄쉬엄 오르다보니 눈앞에 커다란 촛대바위가 우뚝 서있고 아름드리 엄나무가 환선굴 가는길을 안내하고 있었다.
환선굴에 다달을쯤 환선굴에서 흘러나온 물이 만든 폭포인 선녀폭포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환선굴로 들어갔다.
총연장 6.2km 이고 경사복합형 석회동굴인 환선굴은 태백산맥 산간계곡에 위치한 동굴로
하부 고생대(중기 캠브리아기)에 해당되며 약 5억 3천만년이 되었다고 하는데 현재 개방된 구간은 1.6km였다.
30여분 땀을 뻘뻘 흘리며 올라오느라 힘이 들었었는데 굴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시원한 냉기가 확끼쳐와 일순간 땀을 싹 가시게 해주었다.
관람객을 위한 통로인 좁은 입구를 지나자마자 눈앞엔 넓은 운동장마냥 땅속에 광장이 펼쳐져 있어
본격적인 환선굴의 시작부터 감탄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평생 외부와 차단된채 조상대대로 이 동굴에서만 몇천년 살아온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땅속은 굉장히 넓고 광장안의 폭포가 더욱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주었다.
커다란 싱크홀(구멍)로 부터 쏟아지는 폭포가 작은 소(沼) 를 이루고 있는 제일폭포,
계곡의 경사면을 따라 다섯줄기의 폭포가 연이어 떨어지고있는 오련폭포,
흙갈색의 유석위로 시원하게 떨어지던 소망폭포등 크고작은 6개의 폭포가 있어 굴을 관람하는 내내 폭포 소리가 끊이지않고 들려와 시원했다.
종유석, 유석, 종유관, 종유유벽, 산호, 커튼등 석회동굴의 2차 생성물들이 집적되어 거대한 종유벽을 이루고 있는 꿈의궁전은
꼭 영화 에일리언의 괴물들이 몽땅 한군데 모여있는듯 문어발처럼 흘러내리고 있어 징그러운 모양새였다.
그리고 천정의 싱크홀이 옆으로 누운 하트모양을 이루고 있는 사랑의 다리앞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이 서로 손을 맞잡고 사랑의 맹세를 하면 그 사랑이 영원할꺼라는 말에
우리도 얼른 손을 맞잡고 사랑의 맹세를 하고나니 왠지 쑥쓰러우면서도 재미 있었다.
노화된 커튼과 종유석 가운데로 근원을 알수없는 샘이 흘러 내리고 있는 생명의 샘,
세계적으로 희귀한 2차 생성물인 돔형 평정석순인 옥좌대,
퇴적된 점토층 상부가 석회화되어 만리장성성벽 처럼 굳어있는 만리장성,
수많은 림스톤 풀이 모여 동심원을 그리며 퍼져나가 계단식논을 연상케하는 논두렁,
작은소(沼)위의 벽면에 새형상의 종유석위에 서있는 마리아상 석순,
벽면에 형성된 유석이 거꾸로 매달린 양의 형상을 하고있는 매달린양,
커다란 용식공안에 마치 벌레먹은 형상을 한 수많은 구혈이 있는 충식천정,
천정에서 물이 떨어져 유석이 성장하고 곁에 영지버섯형 유석과 아래쪽의 수심 3~6m의 호수가 있는 지옥소등
석회암과 물 그리고 5억 3천만년이란 긴긴시간이 빚어낸 자연의 힘은 오묘하고 실로 대단했다.
장님굴새우, 등줄굴노래기, 꼬리치레 도룡뇽, 관박쥐 , 환선굴뚝거미등 많은 생물들도 함께 살고있다고 하니 더욱 놀라웠다.
환선굴안의 넓이는 20∼100m, 높이는 20∼30m 이고 주관람통로가 15m여서 관람하기에 참 쾌적하고 수월했다.
환선굴은 그 규모가 워낙 거대하여 아직도 발견되지 않은 신비로운 볼거리가 많이 있고 동굴의 생성과 성장, 퇴화과정을 한 눈에 관찰할 수 있는 우수한 동굴이라고 한다.
1997년에 개방이 되었다고 하는데 동굴안을 잘 꾸며놓아선지 볼거리가 많아 유쾌한 동굴탐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