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신랑 취미는 나물캐기이다.
봄이면 드라이브가자고 하고선 호미랑 비닐봉투를 챙긴다.
나더러 도시락 싸라고 한다.
첨엔
쭈그리고 앉아 나물캐는게 싫었다.
재미로 조금 캐보는건 좋지만 일용할 양식거리로 캐는건
정말 지루했다.
미나리, 쑥, 냉이, 홉입, 다래순, 드릅, 더덕, 도라지.......
난 나물이라면 슈퍼에서 파는 시금치랑 콩나물이 다인줄 알았다.
산에들에 어찌나 먹거리가 많던지.......
한해 두해
나도 신랑따라 나물을 캐다보니
이젠 살림맛을 아는 내가 더 난리다.
요사이는
봄에 뜯어다 살짝 데쳐 냉동실에 넣어두었던 홉입을꺼내
무쳐먹는다.
여리여리한 홉입을 먹으며
지난 봄을 기억한다.
여름에 담가놓았던
빨간 산딸기술을 바라보며 지난 여름도 기억한다.
이 가을엔
신랑과 알밤을 주우러 가야겠다.
올 겨울에
밤밥을 지어먹으며 또 지난 가을을 기억해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