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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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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일찍 가버린 친구남편...


BY 미소 2002-06-14

신혼초의 보금자리...
자그마한 아파트...

거기서 9년을 살면서,
앞집..윗집..또 그윗집..아랫집..또 그아랫집
그곳에서 남매를 낳고 기르면서
비슷한 또래의 아이들 그내엄마들...

그렇게 이웃은 사촌보다도 더 정답게 지냈다.
아이들 키우면서 비교하며...대견해하기도
속상해 하기도 하고..

아이 싸움에 부모마음까지 언짢음을 느낄때도...

볼일이 있으면 아이들을 서로 맡기고 외출을 해도
불안하지 않던 이웃들...

세월이 흘러 아이들은 커가고 거기에 따라
집도 늘려가기 시작하면서
하나둘 다른곳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고

아쉬움은 남았지만 이웃사촌이 그러하듯
몸이 멀어지니 곧 마음도 따라 멀어져만 갔다.

그렇게 몇해를 보내면서...아이들 데리고
한번 만나자란 제안이 있었고
그렇게 20여명이 넘는 식구들이 만났다.

그동안 몰라보게 자라버린 아이들..

우린 그 정이 아까워 모임을 갖기로 정하고..
지금까지 10년을 만나오고 있다.

집들은 사방으로 흩어져 살고 있지만
그 정은 끈어버리질 못했던 거다.

만나서 아이들 커가는 얘기들...
그렇게도 씹어대던 남편얘기...ㅎㅎㅎ

두달에 한번 만나서 그런저런 얘기로 시간은
잠깐사이 흘러가 버린다.

누구랄 것도 없이 7명 모두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모임이다.

그런데...이 모임 친구중 한명의 남편이
어제 갑자기 심장마비로 운명했다는
연락이 온 것이다.

그 소리를 듣는 순간 내 온몸에는 소름이 쫙~
끼침을 느끼면서...잘못 들은 거겠지?...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리일거야...
의심스러워 다시 연락을 해 봤으나
사실이였다.

내 또래 주변에서 남편이 죽기는 처음 있는 일이기에
난 한참동안 몸떨림을 진정 시켜야 했다.

그 친구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까?...

남편들과 함께 가자는 약속도 없었는데..
너나 할것 없이 모두 남편과 함께
병원 영안실로 모이고...

친구 보는 순간...어떻하니? 하고는
끌어 안고 울어 보지만 무슨 위로가 될까?

친구 첫마디가 "나 무시 당하면서 어떻게 사니?"
그동안 혼자 사는 여자들.. 들은 얘기는
있어서 인지...
그것이 가장 걱정이 되는 모양이다.

그 친구남편 나이 이제 50...
그 친구 49세...

"남편들 건강 챙겨...."
멍 하니..넋나간 표정으로 또 한마디를 던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