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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인연??????


BY 뜨락 2002-06-09

가게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엔 벌써 새벽을 여는
첫 닭 울음소리가 들린다.
오늘도 나의 하루는 여기서 끝이났다.
지금 이 시간의 바람냄새는 너무나 싱그럽고 기분 또한 상쾌하다.
몰려오는 피곤도 어느새 바람결에 날려갔나???

여기쯤에서 그만두고 싶다.
내 꿈과 희망과 내가 가졌던 포부들,
그리고 내 삶까지도.....이젠 포기하고 싶다.
구비마다 닥쳐오는 시련과 고비들.
사랑이라는 이름아래 다져왔던 내 가정까지도.
이제는 정말 지치고 힘이든다.

낮에 혼자서 해인사를 다녀왔다.
2시간여의 혼자타고 가는 버스속에서 많은 생각을 했다.
나도 사람이고 싶고 나도 여자이고 싶다.

올해로 남편과 만난지 꼭 17년 째다.
그 해,
남편과는 내가 일하던 병원에서 였다.
환자보호자로 왔던 처음 본 남편은 너무나 멋있어 보였고 호감 가는 사람이었다.
그후 그사람과 찻집에서 만났고 그를 만난지 이틀후 난 병원 직원들과 함께하는 산행을 했다.
매화산엘 갔던 우리 일행은 길을 잃었고 한참을 산속을 헤매다 겨우
개울을 찾아 따라내려왔다.
그런데 그날밤,
난 똑같은 일을 꿈속에서도 겪었다.
다만 다른것은 꿈속에선 길을 잃고 헤매고 있을때
단 한번 만났던 그 사람이 내 앞에 나타나더니 그때까지 없었던 길이
환하게 뚫리면서 나를 업고 내려왔다는 것이다.
난 그후, 그 사람과 헤어지기로 결심하고 피해다니면서
그 사람을 힘들게 했지만 이상한건 자꾸만 그날밤 꿈이 현실처럼 또렷이 기억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난 이사람을 피해서 살순 없는 거구나,
이게 내 운명임을 깨달아 갔다.
그리고 그게 우리의 인연이란걸 실감케 했다.
그 사람의 눈 앞에서 사라질수도 없었고
그 사람의 손 닿는 곳에서 멀어질수도 없었기에 우린 결혼이란걸 했었다.
남편과는 이렇게 실타래가 엉키듯 질긴 인연으로 엉켜져 있다.
정말 그날 밤의 꿈이 우리의 질긴 인연을 예시함이었을까?
아니면,
정말 운명적인 만남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