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8시부터 폴란드와의 축구경기때문에
나라전체가 들뜬 분위기였다.
부산에 도착하는 우리 선수들의 표정들이
너무 딱딱하게 굳어있어 보는이들의 마음까지도
안쓰러웠다.
얼마나 심적부담이 클까.
국민의 80%가까이가 이긴다고 했으니
히딩크 감독을 비롯하여 모든선수들은
천근만근의 짐을 지고 있는 심정이었으리라.
운동경기는 축구보다는 배구,테니스를 관람하기를
더 좋아했지만 월드컵이 시작된 날 부터
하루도 빼지 않고 몇시간씩이나 테레비앞에
앉아서 꼼짝안하는 나를 보고 남편은
갑자기 축구열광팬이 됐냐며 놀렸다.
얼른 저녁먹고 8시부터 테레비 앞에 앉아서
남편에게 내기 하자고 했다.
나는 이긴다고 할테니 당신은 진다고 해라했더니
남편왈 "초저녁부터 설치는걸 보니
당신이 이긴다하면 질것같다"
안되지, 그러면 나는 진다, 당신은 이긴다.
일금 5만원. 금액이 너무 많은가? 여태껏 남편과 내기를
했지만 한번도 내돈이 나간적이 없으니
이기면 천만다행이고 만약에 지면
돈을 받아서 위로하면 될거고....
경기가 드디어 시작이 되고
내기와 상관없이 제발 한골만 넣기를
바랬지만 밀리면 어쩌나하는 마음은 역시 기우였다.
우리 선수들의 수비와 공격이 폴란드 선수들을
완전 제압하였고,전반전에 이을룡선수의
프리킥에 멋진 패스로 우리팀의 맏형같은
황선홍선수의 강력한 왼발슛이 골~인으로 이어졌다.
손바닥이 아프도록 치며 소리지르는 나에게
남편은 돈부터 내놓아라고 성화다.
지금 돈이 문제냐며 폴짝폴짝 뛰는 마누라가
우스운지 혼자서 냉장고문열어 간식거리를
꺼내 먹는다.
웬일이냐? 손수 챙겨먹다니?
후반전 시작 9분에 유상철 선수가 두명의
수비를 제끼고 멋진 한판승부로 또 골~인.
아파트가 떠나갈듯하다.
후반전에 안정환선수가 들어와 슈팅을 멋지게
몇번 날렸는데 골인과는 연결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멋있다.진짜 잘생겼네.
2대0으로 우리나라가 이겼다.
아파트 바깥에는 한무리의 응원단들이
"~대한민국,,,오~ 필승 코리아를 외치며
한바퀴를 도는지 한시간가량 소리가
이어졌다.
정말 통쾌한 시합이었다. 우리 선수들의 멋진 모습에,
플레이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히딩크감독의 오른팔을 치켜올리는 폼도 멋있다.
남은 미국,포르투칼과의 시합도
잘 치뤘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아침에 돈안주냐는 남편에게 실실 웃음을
흘리며 대신 저녁에 맛있는 반찬해주고
후식으로도 멋진 서비스하면 되잖아요하며 우기니
혹시나가 역시나구나 하는 표정으로 출근한다.
친구하고도 내기했었는데...
오늘 점심사야되는데 그래도 기분이 좋다.
짝~ 짜 짜 짝 대한민국! 오-----필승~ 코리아!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