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의 고은(苦恩)편에는 발돋음하면 제대로 설 수 없고,
가랑이를 벌리고 걷는 자세는 제대로 걸을 수 없다. 라 씌여져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인생은 멀리보고 남들보다 더 많이
보기 위하여 늘 발돋음을 하고 서 있게되고, 잘난척 하고싶어
가랑이를 벌리고 걷는 형태는 아니였을까요?
늘 반성을 하며 산다고 하면서도 어느새...같은 잘못을 늘 되풀이
하며 살게 됩니다.
오늘은...
햇살도, 바람도 아름다우니, 우리가 얼마나 잘못 살아왔는지
조용히 반성을 해보는 시간을 갖아 보는것도 괜찮지 싶습니다.
정말 욕심없이 살았다고 자신 할 수 있었는데...제 마음속엔
어느새 욕심이 들어앉아 절 괴롭히고 있었습니다.
길을 걷다가도...부부가 아이들을 데리고 다정하고 행복하게
걷는 모습을 보노라면 그 욕심이 슬며시 고개를 드는 것입니다.
사람들에겐 각자의 주어진 삶의 몫이 있어...그 몫대로 살아가는
것일텐데, 전 누구에겐가 모두 빼앗겨 버렸다는 당치도 않은
생각을 종종 하게 되는 것을 보면...아직도 세상을 초월하긴
멀었다는... 이생을 떠나 망각의 강을 건너게 될때에나 초월을
할 수 있을지...참 암담한 생각들로 복잡합니다.
마음이 답답할때면 전 유년을...내 어머니를 생각하게됩니다.
얼마전, 일이있어 고향엘 막내오빠랑 다녀왔지요.
아마도,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처음으로 막내오빠랑 단 둘이서
어머니 무덤엘 갔을 것입니다.
십년의 세월동안 아무말 없이 어머닌 그자리에 그대로 누워
계시기만 하셨지요. 하지만 세상에 하나뿐인 그 어머니의 딸인
전...많은 일들을 겪고, 사십의 중반에 들어갔습니다.
어머님 무덤가에 많이도 피여있던 찔레꽃을 어머니 모습을 보듯
하염없이 들여다 보았습니다.
오빠는 어머니무덤가에 앉아 독백처럼 말씀을 시작하십니다.
"어머니, 우리 왔는데, 기쁘시죠? 이젠 ㅇㅇ이 시집을 보내야
할텐데, 걱정이네요. 무슨 배짱으로 혼자 사는지 통 알 수가
없거든요. 무슨 말이라도 하면 좋을텐데...아무런 말도 하지 않으니
더 걱정이 되고, 마음이 아파요. 그러니 어머니, ㅇㅇ이한테
좋은 사람좀 보내주세요, 그래야 제가 맘 놓고 살 수가 있을것
같으니까요."
오빠의 독백은 어머니를 향해 하시는 말씀이 아니라 절 들으라고
하시는 말씀인것을 전 다 알 수 있었지요.
혼자된 동생에게 차마 재혼하라고 대놓고는 말을 못하시고
어머니를 핑계삼아 하신다는 것을... 다 알면서도 전 모른척
그렇게 돌아왔습니다.
아니라고 생각을 했는데...전 그저 제가 당하고 사는 일이니
저만 힘들것이라 생각을 했었는데, 저때문에 힘들어 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그날 어머니 무덤에서 알았습니다.
바른자세로 살아간다는 것은 정말 힘든일입니다.
남보다 목적지에 먼저 도달하려고 달음질을 하기도하고...
다져지지 않은 길을 걷기 싫어 슬며시 뒷걸음질을 치기도 하고...
우린 모두 이기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저역시 아이들이 다 자랐다는 핑계로 자원봉사를 다니던
지체장애시설을 다녀온지가 한참이 되었습니다.
아이들 봉사활동 점수가 필요한 중,고등학교땐 성적에 반영이
된다고 하니 힘들고 어려워도 찾아 다녀야 했는데...이제는
봉사활동이 필요치 않게 되었다하여 계획조차도 세우지 않고
산지가 일년이 되었습니다.
제가 바로, 발돋음을 하고 서 있는 꼴이고, 가랑이를 벌리고
걷는 형태가 되었던 것입니다.
세상사람 모두가 정도만 걸으며 살 수는 없겠지요.
그래도...우리는 정도를 걸으며 살려고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산다는 것은...
바로 살려고 노력하는 마음은 아닐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