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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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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대로 행복하고 싶었는데...


BY rosekim2 2001-04-16

설흔 세살에 난 아들 중학교 모임이있어서 학교에 갔다. 교정에 모든 나무들이 물오름으로 가득해 파아란 얼굴을 내민다... 조금 있으면 꽃으로 아름다운 교정을 장식해 우리 아이들에게 푸른꿈을 심어줄 교정... 나도 소녀가 된 기분으로 학교에 갔다... 회의를 끝내고 혼자 내려오는데 모두가 자가용을 타고 내려온다.. 걸어서 10분거리인데 복잡한 교정을 승용차로 메우는것일까... 잠깐 동안이라도 아들의 친구가 되어 함께 교정을 걸으면 참 좋을텐데....서로가 질세라 자동차 키를 하나씩 열어대며 붕붕.... 교문으로 향한다.... 마음이 갑자기 울적해 진다...시동생 보증 관게로 모든것을 잃어버린 자격지심 때문일까... 그냥 슬퍼지는 내마음.... 안그런척 달래보려 하지만
저물어 가는 봄 볕에 눈물이 고여 반짝인다.. 터덜터덜... 집으로 오며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이대로만 있어도 나는 행복하다 우리집 작은 뜰에 하이얀 목련이 해마다 꽃구름으로 장식해 주는데... 이대로 난 행복하다고.... 집에 오니 낯익은 엽서 한장.... 신용보증기금의 빛 독촉장이다...갑자기 울적한마음에 소낙비가 내린다.. 아들을 얼른 학원에 가라고하고 참을수 없는 눈물을 실컷 쏟아 버렸다...최선을다해 열심히 살았는데.. 시동생 보증으로 우리의 결혼생활 십오년은 그렇게 거지가 되었었다... 지금은 우리 네식구가 오손도손 살아갈수 있는 보금자리가있어 행복하건만.. 가끔씩 날라오는 엽서한장의 슬픔은 미움을 멀리하고 싶은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하나뿐인 시동생을 사랑하고 싶었는데 그런 마음을 오래동안 소유하지 못하는 현실의 내마음이 슬펐다... 나는 칼하나 들고 들로 향했다.. 해가 저녁노을에 저물어 가는데 들에 나가 쑥을 캐노라면 이 슬픈 마음이 모두 사라질것 만 같았다... 흙을 만지며 모든 욕심을 내려 놓는다...
내작은 쉼터에 하루하루 따스한 햇볕이 찾아와 주는것만으로도 감사하며 사는데.... 이대로 그냥 이대로 행복하다고 싶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