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태어난곳은 서부 경남의 소도시
그리고 지금까지 서부 경남권을 벗어난적이 거의 없다
아 참 지금 부산에 살고 있지만 머리가 자랄때 까지
영남권에 살았기에 말씨는 전형적인 경상도 토박이 말씨다
조금은 우직스럽고 텁텁하고 강한 비트에 어찌보면
여성스럽지 못한것 같지만 투박한 말이 또한 매력이라는
사람도 더러는 있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제가 오늘
하고 싶은 말은 꼭 이 사투리 때문이 아니고 발음때문에
생기는 아주 작은 파장을 그리고 싶어서 이런 글을
쓴다면 이해하실련지
어쨌든 각설하고 나는 시집와서 20여년 동안 까지도 내가
발음상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지못했다
그도 그럴것이 전부 말 상대 했던 사람이 꼭 같은 지방사람
이다 보니 서로가 결함을 몰랐음은 너무도 당연했다
노래방이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하야 당시 대학생인 큰딸과
작은딸들을 데리고 노래방을 갔는데 내가 선곡한곡이
문 주란의 "남자는 여자를 귀찮게 해"였다
1절은 잘 넘어갔는데 2절 첫소절에 "결혼을 하고나서.."
를 나름대로 리드미컬하게 넘기고 있는데 딸애들이
웃고 난리를 쳤다 나는 그래도 끝까지 노래를 부르고 나서
왜 그러냐고 했더니 그때까지 웃고있던 딸이
"엄마 결혼이 안되요? 개론이 뭐유 개론이" 이랬다
그러고는 저들끼리 개론 이라고 자연스럽게 부르는 엄마땜시
넘 놀랐다는 거였다
그 때부터 징크스가 생겨 동창외니 뭐니 모임에 가면 좀 신경
을 쓰다 보면 더 이상해지고 해서 아예 선곡에서 그 노래는
제외시켜 버렸다
그리고 그 뒤 어떤 모임에 참석했는데 리드하는 여자분이
"배 경숙"이란 분이었다 내가 지명되어 인사말을 하는데
당연히 오늘 이자리를 마련해주신 회장 "배 경숙"이라고
했는데 나중에 그 분이 답사를 하시면서 혹시
"서부경남 분 이세요"이랬다 그렇다고 했더니 내가 " 배 갱숙"
이라고 했다는 거였다 사람들은 킥킥웃고...
그때가 김 영삼 대통령재임 시절이었기에 경제-갱제로
발음한다는 등의 말들이 한창 풍성하던 시절이라 나도
시류를 타고 암만 "경"이라 해볼려고 해도 안되는걸
어쩌란 말이냐
애들 앞에서 "결혼"이란 말을 연습해가며 해 봐도
진짜 이상해져 버린다
나는 그저 "개론"이 자연스럽다
쭉 그렇게 여태껏 살아왔는데 그게 되냐구
그래서 안되는 말 억지로 바꾸지 않고 내 식대로
쓰고 살려고 한다
사실 애들에게 지적받고 어디가서 말을 할려면 무척 신경이
쓰인건 사실이다
내가 "ㅕ"발음이 ㅒ"로 밖에 안되는걸 뭐 어쩔수 없는게
아니겠수 여러분도 그렇게 생각하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