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달 거리는
친구의 옛날 콩코드를 타고
녹음이 짙어지는 산길을 드라이브
보광사를 지나 먹자판인
기산 저수지로 가는 길에
군부대 길로 가는 좁은 길이 나온다.
구불구불 가면서 바위와 철쭉으로 단장한
별장들이 산을 돌면 한 채
산을 돌면 한 채
우리는 이상하게 생각한다.
어떤 빽있는 군장성이
저런 별장을 지어 놓고
빽을 자랑하는가보다고..
눈먼 세상이니 뭐
산을 돌면 잔디와 물과 꽃이
어우러진 골프장이 저 산 아래
그림처럼 펼쳐진다.
깊은 산 속에 통나무집
카나다의 기술자가 지었다는 곳
조약돌이 깔린 주차장을
휘 한바퀴 돌면 산이 병풍을 친다.
신사임당의 고향을 그리는 시가 생각난다.
산첩첩 깊은 산골에 음식점을 찾는 사람은
부부같은 모습이 아닌 아리송한 사이들.
있는 멋 없는 멋을 다 낸 남녀가 탄 차들이
줄을 지어 들어 온다.
친구와 나는 산길을 돌아
살이 통통 오른 쑥을 캐다가 해가 서산을
넘어가는 시간이 되어 골프장을 돌아 가니
비포장도로가 나온다. 너무 울퉁불퉁한 길이라서
운전이 어려울 지경이다.
아직은 도시의 손이 미치지않은 순박한 동네 시골 아낙들이
작은 시골집 도로옆에 앉아 담소하고 텃밭에 손을 보는
모습이 너무 평화로워 약속이나 하듯 나에 살던 고향은
노래가 함께 나온다.
배밭의 하얀 배꽃이 아직 남아있고
물이 찰랑거리는 발랑 저수지를 돌아
문화 낚시터의 약수를 한 주발 마시고
또다시 한적한 개천이 휘돌아 흐르는
시골길을 달리니 5월의 여왕을 맞이하려는
녹음이 알록달록 물감칠에 여념이 없다.
산속에 단골로 다니는 멍탕집을 들려
몸보신을 하고서 저녁 시골길을 달리니
밝은 달이 우리를 바쁘게 따라온다.
내일을 위해 마음 속깊이 신록으로
물감칠을 하고 왔다.행복한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