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1-3편은 생략**
광주4.[여행의 끝..]
짧은 여행의 평범한 이야기를
주저리주저리 길게 늘어 놓은 까닭은
어쩌면 마지막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일꺼야
광주발 서울행 K고속 1405 ..
터미널을 빠져나온 버스는 막힘없이 곧 고속도로에 올라
얼마전 모악산 등산길에 왔던 낯익은 시골들판을 가르며 쾌속질주
차창밖으로 뉘엿뉘엿 저녁해가 떨어지고
3박4일 여행의 끝자락, 소중한 추억을 곱씹으며
차곡차곡 머릿속을 정돈하며
무단가출(?) 귀가길에 문자멧세지 몇마디 보낸다
'엄니 곧 간다. 밤 열시쯤 도착.빗장 걸지말고 자거래이..움냐움냐'
휴게소에 잠시 내려 딸에게 줄 호도과자를 사고
맨 앞자리가 비었길레 운전기사에게 양해를
"기사님, 나 이자리에 앉아가도 되죠?"
기사는 별로 맘에 안드는 표정으로 "그자리 위험해서 비워두는데요~"
나: 괜찮아요.. 나 여기 앉아 갈래요.
(흥~ 내맘이지.. 누가 말리노.) 후후 띄엄띄엄 시골불빛, 야경좋~타
딸래미 삐졌나.. 아까 보낸 문자에 답이 안온다
그래서 또~ '호랭이가 물어갔나. 집 나갔나.. 대답이 음노.뽀야~'
문자를 막 보내고 전화기를 닫고 잠시 의자를 젓히고 잠을 청해보는데..
'덜컥덜컥' 대문짝 발로 차는 소리가 심해 얼른 뒤돌아 보니..
긴급! 비상사태 발생!!
좀전에 내가 앉았던 좌석 바로 앞에 탄 승객이
완존히 뻗어 눈이 홀라당 뒤집혀 계란후라이가 되어분 것이야~
침을 질질 흘리며 큰'大'자로..
달리는 차의 흔들림에 힘없이 뻗은 다리가 앞좌석을 툭툭 차는 소리였다
나:(마음을 갈앉혀 낮은목소리로) 기사님~ 잠시 차좀 대시지요. 긴급상황임다.
기사: (당황하며 서서히 갓길에 차를 대며) 무슨일 났습니까?
나: 사람이 뻗었어요. 돌아가셨나봐요.
(승객들 순간 긴장해 일제히 일어나 주목. 침묵이 흐르고..)
기사: 119 불러야겠죠?
나: 얼른 불러야지요. 부르세요.
기사: 누구 핸폰 가졌습니까?
승객들: (두리번거리며 서로 쳐다본다. 아무도 행동에 들어가지 않고..)
나: (얼른 핸펀을 꺼내들고) 지역번호. 여기 천안. 천안 지역번 불러욧!
기사: (수첩을 뒤적거려 지역번을 갈쳐준다)
나: 041(?) 119-send=>>>여보세욧. 여기 천안톨게이트 상행선 1km지점. k고속 1405 긴급상황입니다.
잠시후 119에서 전화가 걸려와
119: 네~ 저~기 거시기유~ 출동이 좀 지연됨다~(충청도유~) 거리도 멀구 차도 막혀유~~
나: 빨리오세욧! 급해욧!!!
119: 알었구먼유~~~~~~~~
구조대가 올때까지 15분쯤.. 차안에는 무거운 침묵과 함께
오직 환자만을 예의주시하며.. (빨리 이장면이 지나가길 기다렸을까..)
한참후 이쁜여자대원 두명이 올라와 승객을 모셔갔다
구조대가 도착 했을때쯤 문제의 환자는 조금씩 정신을 차려가고
그 바로 옆에 탔던 아저씨는
"이거봐요~ 정신좀 차려봐요~~" 흔들며 때늦은 협조를 하기 시작하고
괜찬아 보이듯하니 기사양반, 그새 마음이 바뀌어 "그냥 가도 되건네요?"
나: 안돼욧! 그냥가다가 또 이런상황 재발하면 다쳐욧. 승객도 불안하잖아욧!
다시 출발하기 까지 약 20분 소요.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였다
차가 막 출발하니 문제의 옆좌석에 있던 남자왈
"나는 씨방 세번째 당했네요~ 여산 휴게소부터.. 이것이 세번째랑께요"
황당@!#$%^&&*!
나: 진작 말씀하시지 그랬어요?
승객: 저러다 또 툭툭털고 일어 낭께로~ @#$%^&*!!?
내 미쵸~~ 말이나 말지..
서울도착..
기사: 아줌니 고맙습니다. 저는 생전 첨당하는 일이라 정신 하나도 없어요~
나: 고맙기는요~ 괜찮아요.. 안녕히~
기사는 날 데리고 잠시 사무실에 가잔다
상황을 설명하고 증인을 서야하는 게비~
예정보다 좀 늦은 시간이지만 순순히 따라가 사무실 직원한테 잘~ 이야기하고
혹 가족들이 항의하면 언제고 증인 서겠다고 연락처를 줬다
기사: (따라오면서) 정말 고맙습니다. 커피한잔 하고 가시지요.광주오시면 꼭 연락주세요. 제 번호는 011-***
나: (됐네 이사람아~ )예~ 예~ 안녕히 가세요~~ bye~!
집에가는 마지막 지하철을 기다리는데.. '삐약,삐약' 문자멧세지
'엄니 내 국졸이다 다 태워묵었따. 배고파 밥사무러 나왔다'
나: (문자응답) 밥태우고 국태우고 인쟈 머 묵고사노.. 으짜꼬~
'삐~익~~열차가 들어오고 있으니 승객여러분.. 한걸음 뒤로 물러서주세요..'
마지막 열차에 날렵한 몸(?)을 싣고..
come back home***
긴급상황에는 예외없이 발동하는 나의 영웅심..
급해지면 나사가 풀린듯 돌아가는 상황판단, 무식하게 대처하는 용맹.
주황색 유니폼에 고무장갑, 긴머리 휘날리며 출동한 미녀구조대..
눈앞에 아롱거린다
(나 지금 태어났으면 저모습이 어울릴꺼야.. 움...)
*나나홈--> jerone.miss4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