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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23) 날마다 낯선 삶!


BY 남상순 2002-04-25

오늘 대문에 예쁘고 조그만 스티커 하나가 붙어 있었어요.

"운동화세탁 전문점" 간석점 442-2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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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시간 오전 9시 오후9시

어때요?
장사 잘 될 것 같지 않나요?
난 정말 운동화 빨기 싫더라!
한켤레 빠는데 얼만지는 모릅니다만
정말 여자들 살기 좋은 세상입니다.
어찌보면...

엊그제는 새벽기도 마치고 들어올려니
큰 콘테이너 차가 집앞에 서 있어서 놀랬어요
이삿짐은 아닌것 같은데...?

국을 배달하는 차였어요.
매일 아침 각가지 국을 배달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우리동의 같은 라인에도 여러집이 배달해 먹더군요.
나도 김치를 사먹는데 국 배달 오면
국하고 김치하고 밥이면 일단 밑반찬만 가게에서
갖추어 놓으면 식탁은 끝!

혹시 별미를 먹고 싶으면 식당에 가서
사먹으면 입맛대로 오오케이!
혼자 살아도 돈만 있으면 꺼떡 없겠어요.
외로운것 외엔 불편은 별로 없겠어요

아이들 학교 다닐 때
운동화 빠는게 제일 싫은 일 중에 하나였는데
정말 세상 많이 달라졌습니다.

세탁물은 아침에 가져가고 저녁에 가져다 주고
그냥 먹고 청소만 하면 되네?

자녀교육요?
대문에 와서 싣고가고
대문앞까지 데려다 주자나요?

나가서 돈 벌라면 엄청 아니꼽도 치사한 꼴
고달픈 삶을 살아야하는데
그렇게 고생해서 무엇을 누리며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건가?

뭔가 순환고리에 이상이 생긴건 아닐까?
묘한 순환 속에서 잃어지는 것은 무엇이고
얻어진 것을 무엇일까요?

정말 사는게 뭔지...
"사는게 별건가?" 라고 책을 쓴 분도 있던데...
난 아직두 마냥 낯설어요 사는게...???
날마다 안 살아본 날들이고
날마다 다른 날들이니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