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야흐로 2002년 사월의하늘
많은 사람들은 저마다의 삶의 색깔들을 가지고
어떤이는 즐겁게 어떤이는 침울하게
때론 행복하고 때론 불행한 표정을 지으며 거리를오가고있다
그 많은 사람들에게 결혼의 목적이 뭐냐고 묻는다면 사람들은 뭐라고 대답할까?
결혼이란 무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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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호와 하나님이 가라사대 사람의 독처하는것이 좋지못하니
내가 그를 위하여 돕는 배필을 지으리라 하시니라( 창2:18)
이러므로 남자가 부모를 떠나
그아내와 연합하여 한몸을 이룰지로다 (창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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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란것이 처음 시작된것은 여자가 조물주로부터 이세상에 지음을
받으면서 시작된것이었다
그렇다면 여자가 생기면서 결혼이란것도 생겨난셈이다
그러고보면 인류의 정상적이고 기본적인 삶은 결혼과 함께 비로소 시작된것아닌가.
내가 이혼소송을 내고부터 나를 만나는 사람들의 이혼에대한 반응은 다양했다
우선 남자들은 이혼하는 나를 무조건 나쁜쪽으로 생각하고싶어했다
희생적이지 못한여자.남자를 우습게아는여자. 건방진여자.세상을 모르는여자. 철없는여자등등.....
대부분의 여자들도 대개는그런표현이다
아무리 남자가 속상하게해도 그 남자의 자식을 낳고기른 여자가 어떻게 그남자를 상대로 이혼을하느냐 나이도 먹을만큼 먹었고 세상을 살아본 만큼 살아본 나이에. 더 늙어지면 반드시 후회할것이라는등....
결혼은 좋은것이다
그러나 남편의 이마에 흐르는땀을 아내가 닦아주지 못하는 결혼은 무의미한것이라고 나는생각한다
남편을 위해 진심으로 뭔가를 준비하는아내
그를위하여 진심으로 마음쓰는아내. 그들이 내겐 가장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남편덕에 호의호식하고 남편의 사랑으로인해 행복한 아내들이 내부러움을 사지는못했다
상하고 메마르고 지친 갈대나무에 지나지않았던 내모습.
길가 쇼윈도속에는 그 여자가 하염없이 서있었다
네번째의 법원출석을 마친 나는 경호원과 도중에서 헤어지고 오랜만에 친구와 약속한 장소로 걸음을 옮겼다
그친구는 어릴적부터 친했지만 결혼 후 한번도 만나지 못하다가
내가 서울로 오면서 연락이되어 가끔씩 만나곤했다
그는 30대 나이에 남편과 사별하고 고사리손의 남매를 기르며 화장품외판원을했다
오랜만에 만난 그는 너무나 씩씩한 모습으로 자기의 삶을 헤쳐나가고있었다
그의 그런모습이 나는 너무 존경스럽고 놀라워서 눈물을 글썽이며 감격했다
그녀를 만나면 언제나 삶이 흥분되고 즐거웠다
조금있으려니
하얀 승용차를 타고 그녀가 내앞에와서 멈췄다
"오늘도 재판은 끝나지않았어?"
"큰딸애의 진술서가 없다면서 다시보내라는거야 그리고 피고가 진술서를 인감증명도 받지않고 보내서 되돌려 주더라구"
"아니 어떤놈들이 그사람한테 진술서를 써줬어?"
"편지지에다 볼펜으로 썼더라구 내가 이름을 보려고 했더니 안보여주려구 안간힘을 쓰는거야 아무한테나 술한잔 사주고 받아왔겠지뭐"
"한달후에 다시 재판이 있는데 그때 모든걸 판결하겠다고했어"
"아휴 이혼하기도 어렵구만"
그녀는 차를몰아 가까운 교외로나갔다
우리는 조그만 방죽이 내려다뵈는 둑에 나란히 앉았다
방죽을 둘러싸고 낚시꾼들이 그림처럼 앉아있다
"난 이혼한 여자도 부럽지않고 별거하는 여자도 부럽지않고 남편과 사별해서 혼자사는과부가 세상에 제일 부럽더라"
"아니 과부를 앞에다놓고 악담을하네"
"왜 시집안가고 혼자살았어?"
"예수신랑있잖아"
그때 왜 내 목안이 찌릿햇을까?
"자기는 왜 화장을 안하고살아? 화장품장사하는 나같은 사람들 굶어죽겠다 처녀때는 화장도 그렇게 예쁘게하고 다니더니...."
"나도 특별한날은 요란하게하지
그런데 습관이 안돼서. 끼니 걱정을하는 사람이 화장품을 만져나 보고 살았겠어 생각나는 얘기가있네
언젠가 작은딸이 초등학교 때 부반장이됐는데 학부형 모임이 있었거든 아침에 나가면서 날보구 학교에 올때 화장 꼭 하고 오라며 나가더라구 난 그날 학교에 가지못했어 화장품은 커녕 회비를 낼만한 돈도 없었거든"
우린 한동안 말없이 낚시하는 사람들만 바라보았다
그녀와 난 쉼없이 많은 얘기들을 쏟아내었다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드는계절
빛나는 꿈의계절
눈물어린 무지게계절이라는 사월
사월의 하늘이 이처럼 눈부시고 아름답다는걸 나는 왜 지금껏 몰랐는지....
우린 어스름이 오는 늦은 시각에 오랫동안 손을 흔들며 작별하고있었다
"잘가게 과부"
"잘가게 이혼녀"
순간 내입에선 퍽하고 웃음이 터졌다
그래. 이제보니 내가 이혼녀구나
------never en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