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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 왠수야


BY 새벽향기 2002-04-23

"굴물"

"..."

"꿀물 꿀물"

"..........."

"꿀물 꿀물 꿀물 꿀물 꿀물 꿀물"

오늘 아침 울남푠 열린방문사이로 눈만뜨고 팬티바람에 다리를 쫙벌리고 부엌에 있는 날 애타게 부르는 소리다 내가 꿀물이란게 아니라 꿀물타서 오란소리다. "으이그 저 왠수"

어젯밤 늦은 시간..."따르르릉"

새향:여보세용

된장(울남푠애칭:발에서 된장냄새가 난당):난데 지금 모해?

새향:모하긴 기냥 있지

된장:나, 마중나와

새향:싫어

된장:왜?

새향:기냥

된장:니 마중안오면 나 요기서 쓰러져 잔다

새향: 왜 거기서 자는데?

된장 : 술을 넘마이 묵었다. 힘이 없어 쓰러질라 칸다

새향: 으이그 알았다 바로 내려가께



그렇게 아파트앞에서 만난 울된장
길가에 있는조경수 철쭉꼿을 꺽어서리 내게준다 비틀거리며

새향 : 니 이거 함부로 꺽으면 수위아찌한테 혼난다 니 미?나?

된장 : 니 줄라꼬 꺽었다아이가

새향 : 누가 이런거 주라카드나? 확 그냥...

기어이 그 중 한송이를 내머리에 꼽아준다 술이 들어가몬 이 인간 와이리 힘을 주체를 모하는지 내가 도저히 못당한다 평소엔 나보고 힘만 쎈 무식한 마눌이라 놀리지만 술이 일단 들어가몬 자기도 힘조절이 안되나부다

새향 : 내가 미친*가? 머리에 꽃꼽게?

된장: 누가 울마눌을 미친*라카노? 남푠있으면 괴한타.


기어이 내팔이 뻘게지도록 잡아채서는 내머리에 찌그러진 꽃을 꼽고는 노랠 흥을거린다
우쉬 진짜 미친*됐다


글구 집에 들어와 여기저기 옷을 벗어놓고는
라면 한냄비 끓여묵고 아무데나 널버러져잔다(술먹고 들어온날은 꼭 라면을 끓여달란다 저녁을 굶고 술만푸나보다 걱정이다)

근데 아침에 일어나보면 항상 침대위에서 자고있다 희안하다
남푠 출근한 뒤 집은 아수라장이다(애들도 없는데 어지리긴 어휴 이 인간)


배란다 한켠 화분에 어제 꺽은 철쭉꽃이 꼿혀있다

"어제 먹지도 않은 술땜에 오늘아침 피곤하다"고 꽃이 내게 말한다



새벽향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