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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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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사랑


BY 퍼플 2000-11-02


오전 늘 조용한 집안에서 청소 한답시고 왔다 갔다 하고 있으니 느닷없이 인터폰이 울린다..

어! 올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하고선 문을 여니..

우리 엄마.

우산 들고 급하게 오신 모습으로

"퍼뜩 나오너라..여 앞에 쇼핑월드 오늘 부터 세일한단다.."

쇼핑월드 코앞에 사는 나보다 더 빨리 정보를 입수하시곤 같은 대구시라도 아직 시골마을인 친정에서 아침 일찍 서둘러서 나오셨다.

정말 부시시 그 자체인 얼굴로 후다닥 남방만 하나 걸치고 엄마와 함께 쇼핑월드로 갔다.

나만 무딘 아줌마인지 다른 이들은 어디서 정보를 입수한건지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나는 올라 갈 마음이 없는데도 사람들에 밀려서 한 층을 올라가게 되는 그런 상황이였다.

엄마는 앞장서시고 그 뒤를 졸졸 뒤따르는 내 모습이 영락없이 옛날 그 국민학생의 모습인지라 내심 흐뭇한 마음으로 이리 저리 눈요기를 하고 있었다.

대뜸 우리 엄마..겨울 패딩조끼와 파카매장으로 나를 잡아 끄시더니.

"니 하나 골라라. 내 돈 있을 때 니 하나 사 주꾸마.."하신다.

말씀인즉.

며칠 전 조끼하나 사 입어야 되겠다고 하시는 엄마의 말씀에 내가 장록 깊숙히 넣어 두었던 몇 해 입지 않은 내 조끼를 엄마께 갖다 드렸더니 며칠동안 우리 엄마 맘이 아프셨나부다.

새로 산 것도 아니고 그것도 안 입는 조끼 하나 갖다 드렸드니 이 아침에 이러실 수가...

끝까지 뿌리치는 딸래미에게 카키색 파카 하나 들려주시곤 흐뭇해 하시며 부리나케 집으로 돌아가시는 엄마.

제대로 용돈 한 번 못 드리고, 후딱 남편 좋아 일찍 결혼 해 버린 막내 딸이. 이런 딸래미가 뭐가 그리 안스럽다고 저러실까?

나는 지금 내 어머니의 맘을 반이라도 헤아리고 있는것일까.

내 아이가 이쁘고 사랑스러운만큼 나도 우리 어머니에게서는 그 이쁘고 사랑스러운 딸일것인데...

왜 난 가끔 그 사랑을 모른 척하고 사는 걸까.


어머니 theme (母情) / ost from sbs드라마 덕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