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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리지아의 사랑...2


BY 후리지아 2001-04-07

어느날 저녁에 잠깐 만난 그사람이 내게 무언가를 내민다.
받아보니 손수건이였다.
이름있는 브렌드의 고급손수건.
난 그사람 얼굴을 빤히 쳐다보며 "이별하자구요!"
그사람은 웃으며 날 너무나 사랑스런 눈빛으로 바라본다.
"난 그런것 몰라! 보니까 손수건이 너무 낡았더라구,내가
곁에서 눈물 닦아줄 수 없을때 이손수건으로 닦으라고
그리고 다른사람 앞에서는 울지말고...내 앞에서만 울어.
제일 좋은 것으로 골랐으니까..."

손수건을 펼쳐보니 초록색 바탕에 튜립이 가득했다.
그래! 튜립의 꽃말이 승리이니까 사랑에도 승리를 해야지...
난 그손수건을 저녁에 빨아 다림질을 해서 아침에 가지고
나온다. 그사람을 보듯이...

그사람에게 두달간의 개인적인 시간이 주어졌다.
임지로 가게되면 자주 볼 수도 없을 것이며
바빠지게 될터이니 두달의 시간을 잘 활용하자고 했다.
그때 처음으로 직장을 때려치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너무도 짧아서...
하지만 현실은 내게 많은짐을 지워 놓았으므로...

그사람은 당분간 본가에 내려가 있을예정이라는 말을 남기고
본가가 있는 서해안 바닷가로 떠났다.

눈이 가득했던 겨울중간에 그사람은 내게 그곳으로 와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내겐 주말밖에 시간을 낼 수가 없었으므로
시외버스를 타고 그곳을 향해 달려갔다.
버스를 타고 가는동안 수없이 많은 생각들이 내 머리를
휘젖고 다녔다. 과연 우리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스스로 책임을 져야하는 불혹의 나이에... 이게 무슨꼴일까...
목적지에 거의 도착을 했을때 그사람이 전화를 했다.
"거의 다왔지, 당신 남편고향 어때! 참 좋지."
그사람 입에서 남편이라는 말을 듣고 난 웃었다. 남편...

난 그사람과 손을 잡아보는데 육개월이 걸렸다.
내 스스로 살대는 것을 싫어했던 이유도 있지만
그사람 무엇이 겁나는지 단 한번도 내색을 하지 않았다.
그사람을 볼때마다 참 깔끔한 사람이구나 생각을 했다.
정갈하게 다듬어진 손톱을 보면서...
말끔한 턱을 보면서...

주말이 꿈결처럼 지났다.
하늘에선 사랑스런 눈도 날려주었고, 서해바다는 아름답게
출렁이고, 해송들이 바람따라 추는 춤도 내겐 모두 사랑으로
보였다.

이렇게 사랑만 하며 살 것이라 생각했는데...
내게 너무나 커다란 사랑의 아픔이 일기 시작하는
전주곡임을 난 알지 못하고 있었다.
그사람의 열정적인 사랑고백으로 난 정신을 차릴수가 없었다.
그리고 행복했다. 숨도 쉴 수 없을만큼...

내아이들이 내게 말한다.
"엄마! 넘 부러워요, 나이가 먹어도 그렇게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축복이예요! 저희들 두분위해서 기도 많이 해
드릴께요, 엄마 울지 마세요?"

두달이란 시간은 빨리도 흐르고 있었다...

두달중에 마지막 여행를 계획했다.
봄바람이 날릴것만 같은 날이였다.

앞으로 정리가 되기전까지는 함께 여행할 기회가 힘들꺼라는
말을 하면서, 그사람 내게 그런다. "미안해서 어쩌니, 사랑한다
면서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으니, 차라리 당신이
투정이라도 부렸으면 좋겠다. 착하게 가만있으니까 가슴이
더 아프다. 당신을 아무데도 가지 못하게 묶고 있는것도 같고...
난 당신에게서 편히쉬는데, 당신은 내게서 쉴 수 없는것도 같고..."
"그래도 이말은 꼭 해주고 싶다, 후리지아 사랑한다"

그랬다. 난 그사람에게 무슨 요구든 해서는 안되는 것처럼
그저 그사람이 하는데로, 움직이지 못하는 들꽃같다고 생각했다.

어느날 난 스스로 안돼보인날이 있었다.
멜에 투정을 늘어놓았었다.
(생각해 보니 난 들꽃같습니다. 00엄마는 소나무란 생각이
듭니다. 당신은 소나무에 둥지를 틀고 살고...고단하고 지칠때
들꽃을 보러 잠깐나옵니다. 소나무는 늘 푸르게 있지만 들꽃은
계절을 따라 살아야 합니다. 당신에게 전 들꽃입니다.)
멜을 확인한 그사람은 전화로 내게 이렇게 말한다.
"아니야 당신이 소나무야, 난 소나무에 둥지를 틀었어...당신
나무에, 그래 난 당신을 소나무로 만들어 주고싶어 그러니까
당신이 소나무야, 알았지!"

몇일이 지나 전화를 한 그사람 "당신 아직도 들꽃이야?"
"아니요, 이제 소나무예요!" 우린 그렇게 보이지 않는 사랑의
울타리를 쌓아가고 있었다.

봄눈이 날리는 날...
언제다시 많은시간을 함께 할 수 있을지 기약도 없이...
두달간의 휴식중 마지막 여행을 떠났다.
난 그날 절망이란게 이런것이구나 생각을 했다.
그사람이 세상에서 그 무엇과도 바꿀수 없고, 모든것을 다주어
아깝지 않고, 하나님께서 주신 최고의 선물이라 말을 했어도
현실의 벽은 부수워버리기가 너무나 힘들다는...
태여나서 처음으로...남편이 하늘에 갔을때도 느껴보지 못했던
절망을 난 맛보아야 했다.
내스스로 강하다 생각을 했었는데...아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