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불었어요. 바람이........ 양쪽손에 걸린 까만 봉투사이로 삐죽삐죽 삶이 튀어나오구, 내 어깨위로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습니다. 봉투의 무게 만큼이나 날 짓누르는 이 그림자는 무엇일까요? 가만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내가 얼마나 거만하게 살았을까? 내가 얼마나 위세떨며 지냈을까? 앞뒤 안가리고 내 생각만으로 다른 사람의 맘을 다치게 하지는 않았을까. 오늘은 바람만큼이나 마음이 허접스럽기만 하네요. 연거퍼 커피 두잔으로 마음을 달래보지만 한구석에 자리해버린 얄긋음은 그저 달래길이 없습니다. . . . 잠시 외출하고 들어오다가 길옆 떡하니 버티고 선 위세당당한 라일락한그루서 꽃을 몇송이 따왔습니다. 자태보다는 향이 사람을 취하게 하는 라일락! 그가 부럽던 생각이 들었습니다. 낼은 어떻까. 낼은 이러지 않을까. 하는 얄긋은 마음으로 잠시 끄적여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