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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실 구조조정


BY jawwn 2002-04-08

칠팔년 잘 사용하던 냉장고 냉동실이 갑자기 급강하 했다
냉동식품은 해동된 상태고 고기며 생선이며 도시락반찬으로
작게 작게 랩에 싸둔 음식들도 보관하기가 어려운 지경이 되어버렸다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매일 아침 여섯시면 일어나는 버릇대로
압력솥에 쌀을 씻고 가스렌지에 올리고 냉장고에 반찬거리를
꺼집어 내려다가 냉동실 문 이 삐끔 열려있어
혹시나 하고 열어봤더니 그지경이 되어버렸다
냉동실 내부는 무슨 물건이 얼마나 쌓였는지 빼곡한데
비닐봉투에 그대로 싸인 것 도 있고
나름대로 분류되어 프라스틱 통에 든 것도 있고
랩에 돌돌 말려 여기 저기 틈새없이 저장고 처럼 쌓인것이
내가 봐도 심하다 싶었다
소금,설탕,간장,고추장,만 빼고 넉넉한 자리에다 모두 넣어 둔 것이
찬장 역활과 창고 역활까지 겸하게 된 셈이다
우선 S전자에 전화를 했더니 갑자기 그렇게 된거냐고
친절하게 물었다
그래서 어젯밤 10시무렵 도시락 반찬용으로 만들어둔 돈까스를
냉장고에 내리면서 아마 그때 문을 꼭 닫지 못했나 보다고
했더니
24시간 가동해도 힘들다면서 한 이틀 냉동강에 놓고 지켜보라고
한다
고장은 아닌것 같다는 말 을 덧붙이면서
아침청소를 하고 냉동실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커다란 고무다라이를 갖다놓고 전부 끄집어 내니
어마 어마한 물량이다
아깝다고 싸서 둔것,반찬으로 사용하다가 조금 남은것은 랩에 싸서
조금 더 사서 해먹어야지 하고 넣어 둔것
통닭 반 쯤 먹다가 손도 대지 않은 반쪽 도 있고 ,피자며
언제적 넣어둔것인지 마른 칼치며 조기며 조개며 미더덕이며
소고기,돼지고기 ,전부 아깝다고 넣어둔것이고
김치양념 도 넉넉하게 한봉지 따로 들어있고 마늘 갈아서
은박지에 갈무리한것이 세봉지나 되고 대추며 영지며
온갖 것 이 다 들어있었다
아까워서 순간적으로 두었다가 먹어야지 하고 넣어두고
한 것이 시간이 지나 잊어먹고 다시 사고 했던 탓이리라
우리가 물건을 사 들이는것이 쓰레기를 만들기 위해서라고
누가 그랬던가
그 말이 꼭 맞다 싶었다
갑자기 멈춘 냉동실 덕에 멋지게 비워내기를 했다
하루저녁 바깥공기를 쐰 냉동실은 그 기능을 상실했기에
음식들도 전부 버릴수 밖에 없었지만 꺼집어 낸 물건앞에
나 자신도 놀라워했음이랴
36시간 지나서도 냉동실 가동소리는 약하기만 하고
더불어 냉장실도 강으로 해놨지만 냉장이 시원치 못했다
다시 사흘이 지나 완전히 비워버린 냉동실을 수시로
점검해보다가 내일은 기사를 불러 점검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새벽에 냉장고가 힘찬 가동소리를 내면서
돌아가기에 얼마나 기뻤던지
살짝 냉동실에 손을 넣어 봤더니 찬 냉기가 나오고 있었다
하루저녁 내 실수로 온전히 냉동실이 제 기능을 발휘하는데
꼭 거의 48시간이 허비가 되었다
어제는 마트에서 프라스틱 통을 ?p개 더 구입을 했다
진즉 하고 싶었던 일인데 미루어 왔던 터라
꼭 필요한 품목만 넣어두고 표시를 해 두기로 했다
안그래도 건망증이 심한 사람이 일일이 넣어둔 음식을 기억하기란
싶지 않아서이기도 했다
지금 우리집 냉장고는 구조조정이 완벽하게 끝나서
제기능도 되찾고 홀가분하고 넉넉한 모양새를 갖추었다
며칠간이지만 많이 불편했는데 이젠 뭐든지 조심스럽게 다루고
욕심껏 사와서 채우는 일 없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