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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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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세콰이어


BY 다정 2002-04-08

우두머리인듯한 새가 보인다,오늘도.
나무 제일 끝 가지에서
한껏 위엄을 뽐내듯.
약속이나 한듯이 한꺼번에 후르륵 날아오를 때의
그 정렬함이 눈부시다.


엄마를 차가운 땅에 묻고 오던
그해 2월의 어느날.
비스듬히 드러 누워있던 눈으로
그 나무가 들어온 것은
참으로 가슴 서늘 할 정도였다.
찬 겨울의 마지막 바람이
나무의 앙상한 가지에서 휘감기며
울음을 토해내던 그모습은
그 하나로도
또다른 슬픔이었다.


남편을 기다리며 서성이던
어느 날의 밤에도,
아이의 열에 들뜬 아픔의 시간에도,
언제나
자리를 지키며
있었다,나와 같이.


지난 비에
새순이 돋아 났다.
아직은 낯설음에
가지 끝에서 겉돌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여름의 태양도 비껴 갈 정도의
푸르름을 드리울 것이다.
흐르는 것은 시간 뿐 아니라
함께 했던
추억도 그러함을
저 나무도 알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