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푸른 잎새에 밀려난 꽃잎들.... 흐드러지게 휘날리더니 이젠 그 아름답던 모습도 사라진듯 하다... 무척이나 빠르다..올해엔... 이른아침....비가 한두방울 떨어지더니.... 바람과 함께 날리던 꽃잎들이 귀퉁이에 모여있다... 며칠간 찾아온 더위로 인해 계절이 뒤바뀌었나 했는데 오늘은 얼마나 추운 지 넣어두었던 두터운 옷을 다시 꺼내입은 사람들이 하나 둘 눈에 띈다... 잠이 오지 않아 며칠 전에 읽던 책에서 문득 들어오는 글이 있어... 이곳에 한번 끄적거리려 해 본다. 로마의 트래비 분수... 동전을 한 개 던지면 다시한번 로마에 올수 있게... 두개 던지면 새로운 사람을 만나며... 세개를 던지면 새로운 사람과의 사랑이 이루어진단다. 이글을 쓴 저자 역시 40대이면서 한 가정을 가진 여인이다. 문득 사랑을 하고 싶고... 막연하게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애태우며, 사랑만이 줄 수 있는 애틋함과 감미로움.....이런 감정에 젖어들고 싶다는 저자의 말에 나역시 공감하며.... 잠시 상상을 해 본다. 용기도 없고 그럴 주변도 없지만 정말 사랑하고 싶다. 애절함, 그리움 이런 모든 것들이 가정을 가지고 있는 우리에게 죄가 되는 것일까... 사람들에겐 다 감정이 있기 마련인데.... 情 하나만으로 살아가고 있는 나에게 다가올 수 없는 것일까... 물론 너무나 서로 사랑하는 부부도 있겠지만 그건 극소수로 보고 있다. 그옛날 그냥 흘려 들었던 노랫말들이 요즘들어 내 귀에 속속 들어오고 그 주옥같은 말 하나하나에 귀기울여짐은 왜일까... 내 자리에.... 한 가정의 주부라는 자리에.... 아내와 엄마로서의 자리에 만족해야만 할까... 어느 누군가의 사랑하는 대상으로 내가 자리매김된다면 그건 위험한 걸까.... 불혹의 나이라던데.... 不惑.... 공자가 40세에 이르러 세상일에 미혹되지 않았다는데서 나온 말이지만 정말 불혹이면 어느것에든 마음이 홀리지 않을까... 오히려 불혹이라는 두 글자에서 나오는 것과는 정반대로 ... 살면서 힘들고 지쳤다고 말하면 인생선배님들에게 한소리 듣겠지만 권태로울 수 있는 나이이기에 40대를 불혹이라고 말하기엔 조금... 어긋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져 본다. 참 좋은 나이.... 20代에 느꼈던 사랑의 애틋함과 그리움과는 조금 다른 .. 아니 많이 다를 수 있는 40代에 나도 사랑이란걸 하고 싶다. 우리들에게 한번씩은 사랑하고픈 감정이 되살아 날 수 있다는 것은 여자로서의 아름다움이 살아있다는 증거이리라.. 그 아름다운 40代에 나도 로마의 트래비 분수 앞에서 세개의 동전을 던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