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지 어언 2년이 다 되어 간다.
그동안 절대 난 아줌마는 아니라고 자부하며 살았다.
그런데 결혼 후에도 일을 했던 그때와는 달리 아이가 하나 생기면서 그만 둔 후, 진짜 어찌할 수 없는 아줌마가 된 것 같다.
길을 지나가다 물건 파는 사람이 "아줌마 이것 한번 보고 가요!"하고 외쳐대도 뒤도 돌아보지 않았었는데 1층 꼬마가 "아줌마"하고 부르는데 너무도 자연스레 "응"하고 대답해버린 나.
그래 이젠 정말 아줌마가 되었다.
그런데 그 아줌마가 된 것이 슬픈게 아니라 한없이 게을러지고 목표의식도 결여된 내 생활에 환멸감이 느껴진다는게 문제다.
출산 후 약간의 우울증세가 있다고들 하지만 남편과 자꾸 비교가 되면서 더더욱 우울해지기 시작했다.
결혼을 하면서 들여놓은 컴퓨터에 남편은 1년이 지난 지금 컴퓨터 박사??된 듯 자유자제로 컴퓨터를 활용하지만 난 이제 겨우인테넷이나 쓰고 이메일이나 보내고, 워드나 사용하는 정도의 수준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그럴려고 해서는 아니겠지만 그런 남편에게 은근히 자존심도 상하고 컴퓨터를 쓰다가 다운이 되면 남처해하는 나를 보면서 한심해 하는 듯한 남편의 표정을 어떻게 셜명해야 하는가? 그는 바이러스를 체킹하고, 다시 몇가지 조작을 한 후 내가 쓰던 프로그램을 그렇게 손쉽게 다시 찾아주건만.
이건 자격지심이란 걸 안다. 가끔은 이런 내가 참 안타깝다.
글읽기와 여행, 글쓰기에 약간의 취미가 있던 나를 집안에 가두어놓고 얀전한 현모양처만을 바라는 그 사람이 가끔은 얄밉다.
아이를 가진 다른 분들은 이 시기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알고 싶다. 지방이 친정이다보니 여기에 친구가 없는 내게 누가 친구가 되어주었음 싶다. 안산에 사시는 초보 주주여러분! 저줌 구제해 주시면 어떨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