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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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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아이


BY 파랑새 2002-03-29

내아이가 새벽에 집을 나섰습니다..

아직은 밖이 깜깜한지라 아이의 손을 잡고 같이 나섰습니다..

어느새 아이의 키는 내머리를 훌쩍넘고 걸어가는 아이의 뒷모습은 아가씨를 연상케 하더군요..

언제 저리 컸는지..

생각지도 않은 아이라 기대했던 큰아이와는 다르게 조금은 소홀히 했던것 같은데..

아니 나역시 초보주부라 연년생인 아이들 틈새에서 숨쉴구멍만 찾았다고 하는것이 내변명이라면 변명일까..

근데 아이는 물을 준 나무처럼 나도 모르는사이 쑥쑥 자라 어느새 엄마인 나보다 키가 컸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약속장소까지 데려다 주고 돌아오는 내머리속엔

아이가 어렸을때 일이 생각났습니다..

참으로 많은 기쁨을 주던 아이였어요..

착하고 순하고 울지않고 한살터울인 오빠와도 한번도 싸우지도 않고 떼도 안쓰고..

그런아이가 이젠 혼자 걸음을 걸어가네요..

어느새 엄마인 내손은 놔버린채..

이렇게 시간이 흘러가다보면 내아인 또한번 내곁을 떠나가겠지요 결혼이란 이름으로..

친구랑 같이 가던 내아이모습이 참으로 예뻤습니다..

여학생하면 생각나는 모습있지요 딱 그모습입니다..

찰랑거리는 단벌머리에 약간은 하늘색인 청바지와 하늘색자켓.. 그리고 벙거지모자랑 하얀색 가방..

잘다녀오겠지요..

가서 많은 이야기거리를 하나가득 안고와서는 집에 들어서는 순간 아니 나를 만나는 순간에

보따리를 풀어놓을껍니다 재잘재잘..

오늘은 참으로 시간이 더디가는것 같네요..

내일이면 아이가 돌아옵니다..

결코 넓다고 표현할수없는 집이 갑자기 횡해보이네요..

지금 이시간 아이는 뭘하고 있을지..

아마 친구들과 이야기하느라고 집생각은 저만큼밀려나있겠지요 그시절 내가 그러했던것처럼..

내일 아이가 돌아오는 시간에는 이쁘게 화장을 하고 아이를 맞으러 나갈껍니다..

그리고 품에 안아볼꺼예요 얼마나 더 커서 왔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