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나는 우리집 거실에 걸려있던 나의 아들과 며느리의 결혼식 사진과 한때 나의 기쁨이었고 행복이었던 며느리의 사진을 떼어냈다.
그리고 우리가 함께한 행복한 순간들이 담긴 사진들을 앨범 속에서 걷어내며 혼자 울었다. 이게 무슨 일인가?
사랑으로라면 이 세상의 어떤 고통도, 어려움도 이겨 내리라고 그렇게 일렇건만 너는 그렇게 가벼이 우리곁을 떠나고 말다니...
더구나 얼굴도 보지 못 한채,단 한 줄의 편지도 없이 그렇게 서류상의 절차를 미국에서 끝내 버렸다니 참는것을,그리고 기다리는것을 미덕으로 알았던 나의 세대로서는 이해하기가 어렵구나.
아무리 이혼이 쉬워진 지금의 세대라해도 나는 내 아들이 그리고 그렇게 사랑을 주었던 우리의 며느리가 실제로 이혼을 하리라고는 상상을 못 해 보았다. 아가야...
결혼3년,그러나 미국에 살고있는 탓에 맘껏 며느리의 얼굴도 보지 못 하고 멀리서 전화로, 또 메일로만 사랑을 전하며 딸이 없는 우리집의 첫 며느리가 되어 아름다운 우리의 여생의 동반자가 되어주리라고 믿고 기다렸던 너의 시아버지는 어떡하라고....
엄마,아빠라고 불러주던 너의 귀여운 목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쟁쟁한데...어떻게 너는 그리 무정히 우리의 인연을 끊을 수가 있었니?
인연...그래..나는 인연이란 단어를 좋아하고 또한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아주 작은 인연조차도 아름답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나에게
아가야! 너는 너무도 귀하고 소중한 나의 인연이었는 데....
친정엄마와 딸 같다는 소리를 들을만큼 우리는 얼마나 많은 정과 추억을 쌓았는 데...이제는 정말 네가 남이란 말이냐?
오랜 유학생활과 아이조차 생기지 않아 결혼생활에 권태를 느낀 아들의 갈등을 너는 조금만 참고 견??수 있게 기다려 주었더라면 그리고 우리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은 너를 야속해 한다,
우리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것이 결혼생활이라 할 만큼 결혼생활은 인내와 희생을 필요로 하는 일이라고 내가 그랬었지?
그리고 시대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항상 남자가 원인을 제공하지만 행복의 꽃밭을 일구는 데는 지혜롭고 슬기로운 여자의 몫이라는 말도 했었지?아가야..우리가 함께 꿈 꾸었던 행복하고 아름다운 우리들의 미래는 정녕 이렇게 끝나고 마는거니? 진심으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사과하는 너의 남편에게 한번의 기회도 주지않고? 또 만나서 너의 얼굴이라도 보고싶어하는 나에게조차도 주지않고?
아가야! 내아들이 너에게 얼마만큼의 큰 상처를 주었는지 너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지 않아서 모르겠다마는 한가지 분명한것은 아들이 진심이 아니었던것만은 아들과의 전화통화를 통해서 알게 되었단다.
사랑은 이해보다는 용서란다.그리고 참다운 사랑은 상대의 잘못을 말엾이 용서 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단다.
아가야...부질없는 나의 마음은 뜨락에 피어오르는 라일락 봉오리들을 보며 하염없이 눈물이 나는구나.너의 행복을 빌며...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