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설 연휴,
2박3일동안 시댁에서 열심히 전 부치고, 쓸고, 닦고, 손님맞이를
하였다. 최소한의 식구가 20명, 시할머님 찾아 뵙는 손님까지 하면
엄청나다.
간단한 술상이나 다과상까지... 항상 스탠바이 상태다.
드디어 친정가는 길,
결혼10년이 지났지만 친정은 언제나 나의 포근한 방이다.
친정집이 가까워오자 남자가 한마디 한다.
"내일 일찍 나서자"
"왜?"
숙직도 아니고 해서 당연히 점심이나 먹고 나서겠지 했는데 서운한 맘이 그동안의 피로를 2배로 확 늘이고 있었다. 이유를 물어보니
별 중요한 일도 아니고 또, 당직자가 충분히 해야 할 일이었다.
대꾸는 하지 않는다. 그는 내가 운전중에 특히 대꾸를 하면 통제가 안
된다.
혼자 속으로 궁시렁거리며 친정에서의 짧은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왔다.그러나 ,
관사 옆 테니스 장에서 테니스치는 동료를 보고는 자동차 시동만
끊채,시골에서 가져온 짐도 그대로 둔채,테니스를 치러 가버리는게
아닌가?
더이상 참을수도 없었다.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당신 너무 한거 아냐? 난 시댁에서 최대한의 예를 다하고 왔는데
바쁜 일 있다는 사람이 사무실에 한번 가보지도 않고, 또 짐도
내리지도 않고 테니스 친다는 소리가 나와?"
그제야 남편은 이게 아닌가 싶어 날봤다.
그날,
남편은 테니스를 쳤고 나와 아이들은 짐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