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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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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니니? "


BY namu502 2002-02-24

맑은 차 한잔이 마시고 싶어 금방 끓인 결명자차를 들고 왔다.
'왕건'보느라 거실에서 정신없이 텔레비젼 속으로 빠져 들던 남편이 어찌 그리도 밉던지
TV소리에 툴툴거리는 내게 그만 자라며 안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오늘따라 어찌 연속극이 그렇게 길게 하는지.
못마땅한 기분을 애써 잠재우며 나는 오늘도 애꿋은 물만 들이키며 잠들지 못하고 있다.

오늘은 아이들과 점심을 먹었다.
요즘 일한다고 나가 있으니 이른 시간에 집에와도 아이들의 허전한 마음이 심한가 보다.
하기야 언제 내가 집을 비운적이 있었어야지.
백화점에서 1시에 아이들을 만나기로 했다.
내가 약속장소에 나가니 아이들은 진작 와 있었다며 반가워 하는 모습이 오랫만에 만나는 사람들처럼 새롭다.
점심을 먹고 저녁 찬거리를 사서 큰아이가 들고 오는데 동내슈퍼아줌마가 내게 반말을 한다.
나는 아이들에게 하는 소리려니 했는데 아들녀석이 '엄마'라고 부르니 미안하다며 아줌마가 당황한다.
딸아이를 가리키켜 "언니나 되는줄 알고 반말 했어요"
내게 젊다는 소리라 생각하니 기분은 좋고.
또한 아이가 벌써 그렇게 커 버렸나 생각하니 대견하기도 하고.
워낙 우리 딸이 커서 내 나이를 잘 짐작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있다.
참! 우습다.
벌써 내 키만큼이나 커다란 아이가 내 딸이라니.
어느땐 믿기지 않는다.

저녁에 밥상에서 아이들이 그이야기를 남편에게 한다.
아무말이 없는 남편은 무슨 생각을 한것일까?
갑자기 궁금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