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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집~


BY 브로켈 2002-02-23


그녀는 나의 윗집에 산다.
공무원 신랑은 담배안피워 술안잡수셔
글고 카톨릭신자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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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셋에 귀하디귀한 2살박이 아들이 있는
평범한 뚱띵이 아니 푸근한 아짐마다

그런 그녀는 항상 나한테 미안해한다.
큰애는 중학생이라 안뛰지만 이제 초등1학년들어가는아이
유치원에 입학하는 딸중에 제일 이뿐딸..
글고 천방지축 귀한아들 요녀석들이 종일 뛴다.

우리집은 여자천국(나포함셋)이라 티비소리외엔 소음이 없어
윗집의 의자바퀴굴러가는 소리가 들릴정도로 조용하다.
그래서 내가 부러 괜찮다고 말해주고
집에서 애들간식때 쩜 더해서 올려보내준다.
물론 접시가 비어올때가 거의 없다.

한번은 낮에 올라오라는 기별이 있어 컴을 끄고 가보았더니
우리라인 뚱삼총사와 어울리지않은 빼빼아짐마도 인사한다.
커다란 양푼에 나물을 가득넣고
새빨갛게 비벼가지고 수저하나를 푹 꽂아주며 먹으란다.
늦은 아침을 먹은뒤라 내키지는 않았지만 성의가 괘씸해서
입안가득 밥을 퍼넣으며 네여자가 밥풀 튀겨가며 퍼먹고
커다란 양푼 깊숙이 붙어있는 밥풀찌꺼기도
밥알 수만큼 나누어 분배해 닥닥 긁어먹었다.
그런와중에
세집의 아이들이 온집안을 뒤집어 놓아도
윗집여자는 그냥 웃어넘기며 아이들이 크면서 그런걸 어찌 막겠냐고 한다
하루에도 다섯번이상씩 청소기 돌리는 윗집여자!!
후식은 커피에 과자에 식탁에서 요지경세상만담에
시자들어가는 시금치도 안먹는 시집이야기에 배꼽빼며
여러사람 죽였다 살렸다했다.

얼마전에 오십원짜리 고를 쳐서 만원을 모여놓았다.
그돈에 보태서 월요일날 족발시켜서 먹자구 또 약속도 했다

한번은 윗집여자의 언니와 엘리베이터에서 마딱뜨렸는데 이해하고 살아줘서 고맙다고 인사한다.
처음에 무슨말인지 어리둥절해서 그냥 인사를 받았는데 며칠지나 윗집여자에게 언니만나 이런이야기를 들었다하니
윗집여자는 애들이 항상 뛰어서 미안해서 언니가 대신 인사한거라고 하였다.

오늘도 할일없는 내가 올라가서 두시간을 놀다왔다.
둘째딸이 입학하는 것같은데
내일은 자그마한 학용품이라도 이쁘게 포장해서 선물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