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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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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앞에서 나는..


BY 봄비내린아침 2001-03-20

두 녀석 눈은 혼란스럽다.

"자,,인제 인형뽑기 해 봐!"

아빠 말의 진위를 판단하기에 녀석들은 너무 어리고,
보여지는 눈앞에 유혹에 조금은 불안하면서도 아빠손의 동전 한웅큼을 기쁘게 받아들고 요술상자 같은 뽑기통앞에 선다.

11살 큰녀석은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어른들이 당구를 첨배울때,잠자리에 들면 당구공이 온통 방안을 치고다닌다고 하고, 고스톱을 첨 배울때에도 흔히들 화투장이 천장을 떠다닌다고 하지 않는가?

언제부턴가 골목어귀 어귀 빈점포에는 뽑기방이들어서기 시작했다.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한 뽑기게임은 TV에서도 그 뽑아내는 방법을 들고 왈가왈부할만큼 알려질데로 알려져버렸다.

어른, 아이, 남자,여자할 것없이 빠져드는 사람들이 꽤 되나보다.

몇개를뽑아 그곳에 보관했다가 적정한 수치가 되면, 큰인형이나 유행하는장난감등 경품으로 바꿔주기도 한다고 한다.

11살, 8살의 두녀석
눈치하난 빤하다.
나한테 뽑기한다고 돈달랬다간 씨도 안 맥힐걸 알았기에 어찌어찌 생긴 동전 몇잎으로 뽑기게임에 빠졌었나 보다..

그러다 급기야, 저금통에 손을 댄게다.
우리집은 늘 비워져있고, 두녀석 작은 머리 두개를 맞대고 합의를 본거였다.
아니,분명 큰녀석 머리에서원본은 나왔으리라..

근데, 밑둥이 고무배킹인 마블 미키마우스 저금통에서 동전 몇알을 뽑아내어 집을 나서다가 잠시 집에 들른 지들 고모의 눈에 들키고 만게다.

그날, 두녀석은 말 잘듣는 순한 양이 되었다.
말하기전에 씻고, 숙제하고, 일기쓰고, 책가방 정리까지 완벽하게 끝낸채, 잘시간도 되기전 침대에들어 억지잠을 청하고 있었다.

모른척..
나도 붕붕 떠는 마음의 흥분을 가라앉혀야했고
녀석들에게도 시간은 필요했으니..

늦은저녁,내애기를 들은 신랑의 표정도 우울했다.

담날은 일요일이었고, 진주사는 시동생이 와서 어울려 공원에서 녀석들은 신이 났다.

돌아오는 아빠차에서
'올것이 왔구나'
싶었던지 앞좌석의 아빠 엄마 눈치만 살핀다.
"아빠, 나 잘래.."
"안돼, 비디오 하나 빌려줄께.."

두눈,아니 네개의 눈동자가 반들거린다.

"아빠가 잊어버렸나?"

아마 그렇게 생각했을까?

비디오 하나씩 골라 쥐어들고 또 눈치를 살핀다.

"아빠, 우리 회초리 몇대 맞아야 돼?"
불안함을 위장한 8살 작은녀석이 한 말이다.

암말않고 신랑은 집어귀 인형방 앞에다가 차를세웠다.

두 녀석은 더 큰 혼란에 빠졌다..

동전을 바꿔,각자 2천원씩 쥐어주었고 뽑기통은 아이돈을 채 10분도 되기전 다 먹어버렸다.

남은건 큰녀석손에 손떼묻은 인형 2개뿐..

빨간모자를 눌러쓴 뽑기방 주인, 4천원 잔돈을 바꿔줄때까진 사근사근 반가워하더니,흐르는 분위기와 나와 신랑의 어두운 표정을보곤 잔뜩 주눅이 들어있다.

큰녀석 이름을 대자 뽑기방 컴퓨터엔 미리 맡겨진 3개의 인형기록이 나왔고, 합해 5개가 되었다.

"넌, 모아서 무엇을 바꾸고 싶었던건데?"
아빠 눈치만 거푸 살피던 두녀석이 들고온건 디지몬 그림이 새겨진퍼즐게임이었다.

앞으로 5개는 더모아야 그걸 받을 수 있는...

시랑은 2천원현금을 주고 그 퍼즐팩을 샀고,그걸받은 8살 꼬마의 입에선
"형아,,인제 우리 뽑기 하지말자.."
"아빠,,엄마,,인제 뽑기 안할께.."

들뜬 작은녀석에 비해 큰녀석은 우울해뵌다.

"인제 매맞을 일만 남았구나"
"난 죽었어"
그런 표정

그날 저녁 두 녀석은 손바닥에 빨간 줄이 설만큼 회초리를 받아야했다.

어른조차 지키기 힘든 옳고 그름의 선
우리 또한 녀석들앞에 당당하고 떳떳하지만은 않은 까닭에
더 이상 그무엇도 말할 수가없었고,가슴만 갑갑해왔다.

어쩌면,
그 선
옳고 그름의 선이란
아직 어리지만, 녀석들 스스로 금긋고 찾아나가야할 오랜 숙제이지나
않을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