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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첨 누구엔가 업혀보고


BY 내삶 2002-02-23

나의 아들은 올해 초등6학년 졸업을 했다.
태어난날부터 우리집에 늘 기쁨을 주던 아이였었는데...

맏종손으로 내려오는 집안이라...손이 귀한 탓도 있지만.
위에 누나를 두고 4년동안 애기가 없었던 탓도 있으리라.

하지만...손이 귀한 집의 손자를 친할아버지는 한해 먼저
돌아 가셨다.

무척이나 기다리시던 어른이셨는데....
결혼하고도 한해늦게 가진 손녀를 멀리서 자주 볼수는 없고
해서
늘 아침 저녁 아니 매 시간 손녀이름을 부르시며 사셨던
분...
이렇게 꼬옥 닮은 손자를 보셨더라면.....
어른은 아마 주일마다 우리사는곳에 오셨을 분이시다.
아님 내가 애들데리구 주말마다 뵈려 가야 상황이 펼쳐 짐
을 의심하지 않는다.
잠꼬데까지도 손녀를 부르시던.....시어른...
어른과 애들 아빠를 꼭 닮아 눈이 부리부리하게 크고 어딜
가나 잘생겼다고
너무나 듣고 다녀 기분좋은 ......ㅎㅎ
나 닮았다고는 생각지는 않지만....
여테 엄마닮았다는 소릴 들어 보질 못했다.
성격도 밝고 명랑해서 학교에서 인기가 좋다.

친척들의 모임에서 어른들이 좋아하는 노래와 춤을 골라
온몸으로 추어 데며 모든분들을 즐겁게 해 아이
우리집에서도 언제나 아들때문에 웃는 시간이 많다.
딸은 참으로 무뚝뚝하다.

그런아들이 몇달전부터 엄마를 업어 준다며
내앞에 가느린 어깨를 (마른체구)낮추고 등을 들이 덴다.
난 몸무게가 정상치보다 많이 나가서...
에쿠.....어쩨 내가 너에게 업히랴.....싶어
관두라구 했다.
막무가네로 엄마를 업어 보고 싶으니 빨리 업혀보라구 하
네...요
아들에게 체중계를 가져오게 하고 올라 가보라구 했다.
50kg가 되지 않는 무게에 휴~~
난 도저히 너에게 업힐수가 없다...
내가 체중계에 올라가면서....
엄마와의 체중차이가 적어도 5kg정도 차이나면...업히겠노
라...
그러니 밥많이 먹고 음식가리지 말고 열심히 챙겨먹어라구
했다.
그후 정말 아들은 마구마구 먹기 시작했다.
맨밥도 한웅큼씩 입에 넣쿠.....
크는 애들은 자두 큰다는걸 진짜 실감하게 되었다.
매일 체중계에 올라 가던 아들...
내가 선포한지 얼마 되지 않은듯 한데......
어느날 야단법석이다..
엄마를 업을수 있는 몸무게에 도달했다는거다.
난 믿기지 않아 거짓말 하는줄 알았다.
하지만....정말이 였다.
내가 몸무게가 2kg정도 빠지고 아들은 2kg붙고....
걍~~~빨리 등에 올라 업드리렌다....
이룬 정말 엄마가 되어 어린 아들등에 업혀도 되나...?
에랴!~~
그렇게 소원하는데....
정말 나를 슝~하고 업고는 걸음을 뗀다....ㅎㅎ
두발이 공중으로 들려지는 기분......
놀이기구를 탄기분..........ㅎㅎ
아들은 거실을 한바퀴 빙~그러...돌고 야단이다.
난 어지럽기 까지 하고....
야야!~나 좀 내려라.....어지렵다......ㅋㅋ

만감이 교차....
내 평생 몇년 만에 누구등엔가 업혀 봤는지...
울 남편은 다리가 한쪽 불편해서 나를 업는다던지
앉아본다던지 하는일은 상상도 할수 없다.
나의 유년은 업힌 상상이 가지 않는다.......
정상의 생활이 아닌.....보육원의 생활....
휴!~ 아들잘둔덕에 이렇게 업혀 보고도 사는구나.....ㅎㅎ
싶어 아들이 내심 너무 고마웠고 가슴으로 울었다.
그리고 조용한 시간에 아들에게 이멜을 쓰며 고맙다고 썼
다.
너의 아빠에게서도 느껴 보지 못한 기쁨을 주어서....
반듯하게 잘자라주어서 고맙다구...
울 아들 요즘은 매일 업어 주겠다구 야단이다.
안방에서 tv보며 장난도 곧잘 걸어 웃느라
남편은 늘 시끄럽다고.....고함을 친다.
난 웃음으로 넘긴다.
남편의 마음을 아니깐.....
아들에게서 질투하느 남편이 웃어워 더 크게 웃으면.....
옆에 딸은 엄마의 웃음을 이해 하지 못하겠다고 한다.
참지 못하고 계속웃노라면.....남편은 나의 눈과 마주쳐
찌긋이 웃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