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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파이란을보는 다른면....


BY somjingang 2002-02-19

영화 '파이란'이야말로 가장 잘 짜여진영화이고, 최민식의 연기는 정말 그림같았으니........... 영화가 주는 감동의 깊이가 도대체 어디까지
일까요?...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어제 우리영화'파이란'
을 보았습니다.. '철도원'의 작가가 쓴 시나리
오에 홍콩여배우가 출연한 완벽한 의미의 우리
영화가 아닐지 모르겠으나, 정말 괜찮은 영화
라고 생각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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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식씨의 연기는 현실보다 훨씬 현실적이었
구... 별로 말이 없던 '장백지'도 그전에 보았던
그녀보다 훨씬 연기잘하는 배우로 다가왔지요.

"사랑"이라는 단어와는 영 상관이 없을 듯한
최민식이 그녀가 죽은후 조금씩 그녀를 알아
가면서 느껴지던, 그에겐 너무도 안 어울릴 듯한
"사랑"이 뒤늦게 찾아올때의 그 가슴 저릿함을,
나도 어찌할줄 몰라 그와 함께 아파했습니다.

그 영화의 그 대목을 떠올리면 누구든 가슴에
울컥 뜨거운 것이 차오르지 않을까 싶은데...

삼류인생을 사는 강재는 같이 시작한 건달세계의
보스 자리를 차지한 친구 밑에서 정말 '개같은
인생'으로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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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일마다 그는 어찌 그리도 어설프고 서투를까
싶어 보는 사람이 다 답답할 정도 입니다.
그런 그에게 한 여자가 우연히 다가오죠.

너무도 착하기만 한 여자, 누구든 감싸 주어야
할 것 같지만 아무도 돌볼아 줄 사람이 없는
여자. "파이란"

강재는 그녀의 불법체류를 위하여 서류상의
남편이 되어줍니다.그녀는 그런 그가 너무도
고마워 서투른 글씨로 편지를 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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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씨, 나랑 결혼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이곳 사람들은 모두 친절 합니다. 그중에서도
강재씨는 가장 친절합니다...'라구요..

그녀는 '희망'을 찾아 직업소개소를 들렀다
단란주점에 돈을 받고 팔립니다.

하지만 그녀는 착하지만은 않았어요.혀를 깨물
고 피를 쏟는척 하며 그 위기를 모면하지요.
나중엔 정말 피를 쏟고는 죽을 줄도 모르구요..

그녀가 세탁소잡부를 하는 동안은 정말 행복해
보였어요.. 시린손을 불어가며 한겨울 찬바람속
에서 이불을 발로 밟아가며 힘든줄 모르고 빨래를
할때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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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그녀의 작은방 작은 탁자에 강재의 사진
을 올려놓고 그의 사진을 보는 동안 또 행복해
합니다.그렇게 그의 사진을 보는 동안 그녀는
사랑에 빠집니다.

난생처음 바다를 본 파이란에겐 그 바다가 어떤
의미였을까요? 그녀의 부고를 듣고 그녀를 찾아
가던 기차속에서 처음으로 파이란의 사진을 오래
쳐다보던 강재뒤로 펼쳐진 바다는 너무도 파래서
눈이 다 시릴 정도였지만 그는 이미 죽어버린 여자
의 사진만 쳐다볼 뿐 그 바다엔 눈길 한번 주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사랑이 시작되기도 하는 걸까요?

그녀의 시신을 확인하는 의례적인 절차를 너무
진지하게 치루고, 검은리본이 둘러진 그녀의
사진을 세심하게 바로하고, 영정을 중심으로 해서
좌우에 세워진 촛불에 불을 밝히는 그의 손길에서
사랑이 뚝뚝 묻어나는 게 느껴진다고 생각 되어
질 때 부터 그걸 바라보는 우리는 마음에 뜨거운
울음이 가득차오르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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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그렇게도 오는 모양이었습니다.강재는
이제 삼류건달의 모습이 아니었습니다.사랑하는
여인의 유품을 쓰다듬는 모습은그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너무도 애처러운 모습이었으니까요..

사랑하는 여인을 태운 재를 안고 그는 아마도
그녀가 생전에 몇번인가는 산책삼아 일부러
들러 보았을 그 바닷가로 갑니다.

그리고 그녀가 남긴 마지막 편지를 읽습니다..
아직 겨울인 바다엔 찬바람이 불고 있었고,
"나와 결혼해 주셔서 고맙습니다....당신을
사랑해도 될까요?..." 로 끝맺는 그녀의 편지의
그 마지막 구절을 채 못 읽고 그는 바닷가에서
앉은채로 오열을 합니다..

둘인 그녀 생전에 한번도 제대로 만난적이 없었
지만 둘인 그렇게 참으로 사랑을 하였던가 보았
습니다.

그 영화를 보고 이틀을 보낸 아직도 그 영화
"파이란"을 생각하면 가슴가득 먹먹함이 차오
릅니다.

[응답]파이란을보는 다른면....
현실은 추하다

거기에 살고있는 인간은 결코 아름답지 않다.

그러나...

이런 세상에도 아름다운 것들은 존재한다

그 아름다움 그대로를 그려내고 싶다.

- 아사다 지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