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220

3월 17일 토요일에 나는..


BY 봄비내린아침 2001-03-19

일상탈피!

용감하고 당당하게...

무겁고,가끔은 지쳐가는 나의 일상
낯선 곳 낯선이들속에서 다시 들여다보는 선명한 나,
나는 나를 찾아내는 최고의 방법으로 가끔 "무작정행 기차"를 탑니다

누구때문도 아닌 바로 나 자신 때문에
혼자 지치고, 연일 맥을 놓고 지내다가
그것을 털어내기위해 또 무작적행 기차에 올랐지요..
아픔은 늘 내몫이니까....

북적북적
주말오후의 열차는 발디딜틈이 없습니다.
좌석은 이미 매진상태이지만, 이미 내친걸음 입석표 한장을 거머쥐고
간신히 몸둥이 하나 기댈 공간을 얻어
나는 또 무작정 어딘가로 가고 있습니다

바깥하늘
너무나 투명하고, 부딪히고 흔들리는이들속에
살아있음, 꿈틀대는 삶의 냄새가 납니다.

생각에 빠져,
내속에 빠져 2시간쯤

나, 참 불쌍해 보였나 봅니다
40대의 그아주머니 내 팔을 암말없이 힘있게 끌어당겨 자신의 자리에 앉히더니
거부못할 힘으로 내 어깨를 지긋이 누릅니다.

"난,너무 앉았더니 무릎관절 좀 펴야겠네요..."
"...!??"
대꾸할 틈도 없이
"편히앉아 눈이나 잠시 붙이우.."
"..."

그같은 인정,,참말 오랫만입니다.
손해한푼 안보려 바둥대는 현실속에 남을 배려하기란 쉬운듯 또 얼마나 어려운지
난 너무나 잘 알고 있지요.

염치도 없이 그분의환한 미소에 눌려
나,거기 그분의 자리에 당당히 앉아 1시간을 단꿈꾸듯 자고 말았지요

일어서는 내게 예의 그 미소로 고개를 끄덕거리시는 아주머니.
말하지 않아도 다 안다는듯 내 등을 쓸어주시네요.

호도과자 한팩을 사서 일행인 할머니 손에 쥐어드리고
그자리를 피해야했습니다.
돌아서는 내게 입 심심할때 씹으라도 껌한조각까지 쥐어 주시던 그분..

나는 이제 나의 일상속으로 다시 돌아왔고
이번여행에서도 무언가 형언이 안되는 그 어떤것을 확실히 건져왔음을 당당히
회상할 수 있습니다..

그분의 따뜻한 배려, 미소...
내가 그분께 드릴 수 있었던 건 5천원어치의 호도과자이지만,
그분 또한 보여지지않는 내 마음의 양을 다 아셨으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