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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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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금 안짧은 콩트 (14) ### (실화)


BY 안진호 2002-02-16

빌딩문앞에 섰다.

찬바람때문에 급히 들어가려고
손을 힘있게 뻗쳐 문을 밀치려했다.

손이 닫기도 전에 문이 스스륵 열렸다.

내민손이 허공에 뜨고 몸이 휘청했다.

'우익~~ 으, 창피~~'

자동문이었다.

~ ~ ~ ~ ~ ~ ~ ~ ~ ~ ~ ~ ~

들어서니 또 문이다.

냉난방때문에 이중문으로한 모양이다.

이번엔 침착해야지, '음~'

점잖게 문앞에 섰다.

문이 안열린다.

'감지기(센서)와 거리가 안맞나?'

조금 중앙으로 옮겨섰다.

그래도 안열린다.

'으음~ 자세가 삐딱해서 그런가?'

멋적게 넥타이를 매만지며 경건하게 자세를 바로했다.

'애국가 안나오나?'

짧은 순간이지만 무료하고 심심했다.

'한쪽다리를 떨어 말어?'

왜 안열리지? 문 윗쪽을 바라봤다.

감지기가 안보인다.

'으윽~ 앗! 창피!'

그문은 수동문이었다.

수동문앞에서 허벌나게 폼잡고 섰던 내 뒷통수가 뜨거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