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 마리아와 테레사 수녀...
그리고 예수님과 부처님....
그외 다수 돌아가신 분들의 영정사진과 지금은 장성하여 어른이
다 된 조카들의 어린 모습 등....
내 손끝에서 나왔던 나의 그림들이 다시한번 보고 싶다.
20여년 전....
간단히 연필로 쓱쓱 그려 나가는 그림이 아닌,
유화물감과 석유를 적당하게 믹스하여 가느다란 세필로
세밀하게 그려 나갔던 초상화들...
열심히 그려야 4 ~ 5일이면 완성을 했던 독특한 기법이었다.
어디서 푸대접받는 건 아닌지...
아님 벌써 쓰레기통으로 들어갔는지 알수 없는 일이다...
바다건너 이국에서 열심히 목회활동하느라 분주한 사촌오빠,
결혼 선물로 보낸 그 그림을 보고 감탄을 자아 냈었는데....
아마 지금쯤 거실 벽에 아직도 걸려 있을 예수님 초상화...
작년 이 무렵 3개월의 난소암 판정을 받으시고 신앙심과 정신력으로
1년을 버텨오신 시이모님댁의 성모마리아 초상화...
20여년의 우정을 간직해 온, 50이 다 되도록 아이없이 잘 살고있는
내 사랑하는 직장 선배의 집에 걸려있을 테레사 수녀님의 초상화...
기다리던 첫아이의 임신과 더불어 중단되었던...
여늬 다른 그림보다 세밀한 작업을 요했던 부처님 초상화...
완성되었더라면 내 집 거실에 지금쯤 딱 걸려 있었을터인데...
아쉬운 점이다.
특히 성인들을 그릴때마다 손끝 하나하나 농도를
적당히 배합하여 세심하게 나의 열을 다해 그렸었다...
보통 분들이 아니기에.....
그러면서 마음 한 구석으로는 얄팍한 바램이 있었던 것 같다...
잘 살게 해 달라고....
어디 그것이 빌어서 될일인가....
자기의 생은 자기가 만들어 나가는 것을.....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 내 손끝 흔적을 다시 한번 보고 싶다...
그림 속의 성인들이 나에게 말을 한다....
넌 잘 살고 있는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