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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육아일기2. 태교, 그 부질없는 짓~


BY 닭호스 2000-10-25

엄마는 내가 임신중에 매일 밤낮으로 전화해서
"엄마, 나 죽겠어.. 나 아퍼.."

이런말만 하는 것을 듣고는...
"너 그런소리좀 고만해라. 애가 나오면서 엄마, 나 아퍼..하고 나오겠다.. 모르긴 몰라도 애가 제일 먼저 배우는 단어가 아퍼 라는 말이 될꺼다."

그리고 또 엄마는...
틈만나면 나의 불룩 튀어나온 배에다 대고는 어설픈 영어발음으로
"헬로우, 허니.. 하우 알유? 아임 파인...아임 유얼 그랜드 마미.."
이런 영어 문장들을 줏어댔었다...

그러면서 엄마는 나랑 오빠를 키우면서 이제 공부 못하는 건 넌더리가 난다고 했다. 그렇게 엄마는 조기 교육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나는 그런 엄마의 애가 타는 의견을 무시하고(이래서 친정엄가 좋다. 마음대로 무시해버리믄 되니까.. 우하핫) 태교를 하지 않았다. 태교를 하지 못했어.. 너무 입덧도 심하고 경황이 없어서리.. 하고 미안스럽게 말해야 하는 것이 부모 본연의 자세인 것을.. 나는 당당하게도 태교를 하지 않았어.. 하고 말한다.

그 이유는 다른데에 있지 않다. 많은 학설과 이론들은 세월을 따라서 변해간다.

그러나 태교라는 것이 먼 훗날, 효과가 전혀 없으며 아기에게도 백해무익한 것이라는 학설이 나올 확률은 거의 없다..태교를 하기엔 너무나 게으른 내가 보기에도 태교라는 것은 상당히 효과가 있어 보인다..

내가 태교를 하지 않는 이유를 굳이 들자면, 나는 극성스럽게 태교를 한 엄마들의 아기랑 엄마의 무관심속에 불쌍하게 태어난 나의 딸 달이랑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이다. 물론 태교는 중요하다. 하지만 태교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태어나고 난 후이다. 난 글케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