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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아이 이런 모습... 엄마의 두가지 얼굴....


BY 솜다리 2000-08-10

이제 내일이면 9개월에 접어드는 우리 준호.
홍역을 앓고 있지만 이젠 회복기에 접어들어 열도 내리고 전염도 되지 않는다니 정말 다행이다.
그리고, 입맛도 돌아와서 우유도 한통씩 다 비운다.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39도를 넘나들던 열때문에 아이는 늘상 엄마인 나를 찾아 다니면서 자기가 늘상 깔고 자는 이부자리만 보면 가서 엎드려 울었다.
늘상 집에만 있는 우리 모자에게 홍역이라니 정말 황당했다.
지금 가만히 생각해 보니 모세기관지염 치료받으러 일주일에 한번씩 병원에 다니는데 아무래도 병원에서 감염이 된것 같다.
몇일전에 병원에서 자신의 아이도 얼마전에 홍역을 했다는 엄마를 만나고는 나의 생각이 옳았음을 알고 미리 좀더 주의하지 않았던 내 자신을 질책한다.
다행히 약하게 지나간다고 하니 그저 고마운 마음에 하느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려본다.
평소에 곱상하게 귀엽다는 소리를 많이 들어 은근히 기분이 좋았던 나는 요즘 들어서는 보는 사람마다 아이 얼굴이 왜 이런가요?
어디 아픈가요? 하고 묻는 사람들에게 솔직하게 홍역임을 이야기하고 가까이 접촉하지 말라는 부탁을 하면서 내 속으로는 가슴이 찢어짐을 실감했다. 병원 대기실 한쪽 구석진 곳에 앉지도 못하고 서서 차례를 기다렸다 . 혹시나 감염이 될까봐 대기실 안으로 들어오지 말고 밖에서 기다리라는 간호사에 말에 두말도 못하고 네 ... 하고 돌아서는 내 마음이 물컹함을 그들은 알았을까?
내 자식이 아닌 다른 아이의 건강에도 같이 조심을 해야하니까
나로서는 솔직할수 밖에 없었다.
남들의 따가운 시선이 내 아이에게 머무르는 동안은 내 사랑하는 아들의 모습은 너무도 애처로와 내 눈에선 어느새 따뜻한 눈물이 맺혀있음을 느낄수 있었다.
엄마는 늘 그런가보다 .
어릴적 내가 몹시도 아파서 의사로 부터 가망이 없다는 소리를 들었던 엄마가 지금은 어떤 마음이었을지 상상하면서 돌아가신 엄마를 생각하며 다시또 가슴 저 깊숙히 자리하고 있던 그리움이 고개를 든다.
그때 집에서 병원까지 맨발에 통금인것도 아랑곳 하지않고 새벽길을 달려가신 내 부모님은 지금 두분다 하늘나라에 계신다 .
오늘따라 엄마가 너무 보고싶어지는데 아이들이 이런 엄마의 마음을 알면 뭐라고 할까?
지금 준호는 우유를 먹고있다 .
아직 얼굴에 홍역으로 인한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지만 차츰 오랜시일이 걸려 없어질꺼라니까 그저 감사한 마음으로 그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
목이 움질 거리고 실룩실룩 볼이 움직이면서 아이가 목안으로 삼키는 꿀꺽 꿀꺽 하는 소리가 오늘따라 음악처럼 감미롭기만 하다
아이의 모습은 엄마에게 있어서는 어떤것과 비교되지 않을 만큼 아름답고 자랑스럽다..비록 그아이가 아프거나 얼굴이 밉더라도 엄마의 눈에는 그것도 예쁘게 보이는법이다.
엄마의 얼굴은 몇가지 일까 ?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에 코끝이 찡해오는 감격의 얼굴과 ...
지금의 내 아이를 보면서 옛날 나를 키우며 똑같은 느낌을 받았을 내 엄마의 얼굴과 닮아있는 또다른 내 모습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