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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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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민도 사랑임을...


BY mangajii 2000-10-25

창 밖을바라보며 담배를 피우는 남편의 쓸쓸한 등을 볼 때, 나는 남편에 대한 연민으로 마음이 아프다.
그때는 나조차도 그 사람에게 아무런 힘이 되지 못하는 듯하여 나 스스로도 쓸쓸해진다.

나이가 들수록 남편에 대한 연민이 많아진다.
밤늦게 피곤한 모습으로 돌아오는 남편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그리고 때로는 죄스런 느낌마저 든다.
저 사람에게 난 너무 많은 짐을 지워준 것은 아닐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그저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일 말고는 별로 없다.
때론 그 이야기 듣는 것도 피곤하다며 거절할 때도 있는 난 참으로 별 볼일 없는 아내다.
그래도 그이는 내가 자신의 곁에 있어 좋단다.

세월이 간다는 것,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늙어간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연민도 사랑임을 이제야 난 안다.

우리는 이상하게 타인의 고통에는 쉽게 가슴아파하면서도, 사랑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괴로워하고 고통스러워한다는 사실은 잊어버린다.
사랑하는 사람도 고통받으면 얘기할 사람이 필요하고 따뜻한 위로도 필요하다.

나도 더 젊었을 땐 남편은 항상 완전한 사람이고, 내가 위로해줄 고통도 없다고 생각했다.
바쁘고 피곤하게 살아도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해서 그런 것이라고, 당연한 것으로 생각했었다.

그 사람도 때로는 나의 따뜻한 위로가 필요했음을 이제야 나는 알았다.
누군가가 자신을 이해한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힘이 된다는 것을 이제야 난 알았다.
연민도 사랑의 다른 이름임을 이제야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