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1시쯤..
똑.똑.똑..
남푠이다..
우리집 식구들은 벨을 누르지 않는다..
오로지 화장실 문을 노크하듯..똑.똑.똑
특히 심야시간엔 이웃에게 피해주지 않아 좋고..
나또한 시끄러운 벨소리 듣지 않아서도 좋고..
그리고 누가 초인종을 누르면 우리집
식구가 아님이 자연스레 구분이 가서 좋으니..
이게 바로 일석삼조가 아니겠는가..^^
그래서 우리집 식구는 모두들 ..똑..똑..똑..
....
"저녁은?"
"음..저기~말야....라..면..없냐?"
(괜히 물어봤다..우쉬~ 걍 물어본건데..쩝..-_-)
"뭐시??..그럼 아직두 저녁 안 먹었단말야??"
"먹긴 먹었는데.. 넘 일찍 먹어서.."
"그럼 먹지마!!"-.-
"야~앙~~ 왜 구러냐~~^0^"(←왠 앙탈? 칫!..어울리지두 않고만..-.-)
"우쉬~~밤 늦게 먹으면 살쪄!!"
"에이~ 그러지 말고 좀 끓여주라..헤헤."
♥(^.-)
어쭈~ 윙크까정..헉@@
안경넘어 고 쬐멘한 눈으로 엽기적인
윙크를 내 눈동자를 향해 정확히 쏘~다니..
내래 팍~ 미치뿌겠네..ㅋㅋ(자쉭~ 선수맞다니깐..)
"흠..아라쪄.."-.-;
"히히..^^"
아~ 윙크에 무너진 이 뇨자..
따른건 다 강한데 죠 쬐맨한 눈으로 윙크하면
내 그만 웃겨서리 이렇게 한 순간에 팍~ 무너지다니..
어흑..(내공을 더 쌓아야겠다..)
난 그렇게 주방으로 걸어 가면서 심통스런
목소리로 한숨을 푹~ 내쉬며 한마디 건냈다.
"에휴~~ 자긴 참 좋~겠똬~"
"모가?"
"출.퇴근 시간이 있어서.."
"엥.."
"난 말야..침대에서 눈 뜨면 출근이요..눈 감으면 퇴근이거든! -_-"
"에이~~ 자꾸 왜 그러냐~~^^"
"휴~ 그렇다고 뭐..눈 감았다고 다 퇴근인줄 아냐?..가끔
또 야간근무?도 하잖아.."
"끙.....-.-;"
(하하하..)
가스렌지앞에서 라면을 사등분 뽀시면서
난 다시 한번.. 확인사살 대포발언을 쏘았다..
"난 명예퇴직도 못해!!!..."
"-.-;;..."
이렇게 갖은 생색을 다 내며 라면하나 끓여 놓고..
냉장고에서 라면과 먹을 김치를 꺼내면서 잠시 고민..
며칠전에 봄동 쬐메 사서 겉절이를 담가논게..
애들도 먹지 않아 줄지 않는 그 김치로 내놓을까..
아님 김치통에 있는 김장김치를 새로 꺼내 놓을까..
음..
김치통 꺼내서 김치 썰기두 귀찮고..에이..
겉절이도 빨리 먹어 없애야 되니 걍~..
그러며 라면과 겉절이를 식탁에 탁~ 올려놓곤..
"쟈갸~ 라면 먹어~~"하며
우렁차게 남푠을 불렀다..
그리곤 화장실로 잠시 피난..
다른때 같으면 식탁에 같이 앉아 얘기도 하며
라면국물이라도 몇 수저 후루룩 뺏어 먹었을텐데..
그누무 겉절이 땀시루..-.-;
화장실에 들어온 나..
아무래도 좀 웃기긴 했다..
라면에 신김치가 제격이거늘 라면과 겉절이라니..ㅋㅋ
잠시 후..
들려오는 남푠의 목소리..
"야~~ 김치없냐~"
어쮸~ 구럴줄 알았다니깐..
내가 괜히 화장실에 들어온줄 아냐..흥!
화장실에 있는 나..못들은 척..-.-
또.. 잠시 후..
"야~혜린아 냉장고에 김치 좀 꺼내주라.."
"아빠..김치.. 없는데?"
잠시의 적막이 흐른 후..
딸아이가 화장실 밖에서 조용히 묻는다.
"엄마..김치 어딨어?"
"얌마!! 어딨긴 어딨어..김치통에 있지!!"
내말을 딸아이에게 전해들은 남푠...
바깥 분위기가...조~용하다..
조용한밤~~거룩한 밤~~
ㅋㅋ 고민이 될 것이야~~
김치를 달라자니 후환?이 뒤따를 것이고..
겉절이를 먹자니.. 쬐메~ 라면맛이 안 날끼고..ㅎㅎ
난 그렇게 화장실에서 슬로우 모션으로
아주 천천히 씻으면서 바깥 상황을 살폈다..
니..만약에 ..김치 썰어 달라하면..
넌..증말 간 디따 큰 남푠이줄..알그라..흠..
역쉬...그날 밤..
남푠의 간크기는 확인되었다..
울 남편의 간은..표준 간..이었다..하하^^
잠시 후..주방으로 가보니...
허걱@..
남푠은 겉절이와 신김치와의 갈림길에서
할 수없이 겉절이를 먹어야만 했던 그 고뇌의
흔적이 식탁위에 아주 역력하게 남아 있었다..
바로 그 흔적은..
처치 곤란인 그 겉절이를..
아주 깨끗히 먹어 치었다는거 아닌가..
(나..하마터면 웃을 뻔..ㅋㅋ)
화장실에서 개긴 보람이 있었다.
아무래도 남푠의 간보다는
나의 간이.. 더... 큰가부다..하하..
그날 밤은..
게으른 마누라..악처 마누라의
깨끗한 한!판!승! 이었다..
난 기분이 너무 좋은 나머지
그날 밤 내래 당직?도 아닌데 하마터면
.
.
야간근무? 설뻔 했당...하하..^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