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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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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기다리듯...


BY 들꽃편지 2002-02-06

오후의 바람은 낙낙했습니다.
멀건이를 데리고 뜰엘 나갔었는데
잔디에 푸른 잎이 듬성듬성 보였습니다.
새싹일까요?

멀건인 무족건 돌진입니다.
저만치 갔다가 왔다가...
그러다가 응가를 하고 쉬야를 했습니다.

그리고 또...
집으로 향해 빠르게 달려갑니다.
지나가던 아이가 보더니 "집을 찾아가네" 합니다.
작은 동물이 똑같이 생긴 아파트에서 자신의 집을 찾아 들어가는게
신기한가 봅니다.

난 세상 사람들이 다 제각각의 성격과 얼굴을 지니고 사는 게
신기합니다.
똑같이 생긴 사람이 없고
똑같은 목소리를 가진 사람이 없고
똑같은 성격을 가진 사람이 없습니다.

제각각의 생김새와 성격을 가지고
서로 맞추어 가며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서로 안맞다고 언성을 높이고 삐지고 울고 싸우며 삽니다.
그리곤 잘못했다고 내 마음을 몰라준다며 다시 용서와 화해를 합니다.

똑같은 일로 기분이 나빠지고 화가 나고 말도 하기 싫을 때가
종종 있습니다.
아마 안그러고 사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을겁니다.
반복하면서도 지겹다하면서도 밉다하면서도
싸우고 용서를 빌고 다시 웃기도 합니다.

나도 어제와 오늘 그랬습니다.
아니 저번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안그런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중요한 건...
오래두지 말고 잘못을 인정하고 이해를 하고 그래야겠지요.
싸우면서 큰다는 말도 있고
싸워야 정이 든다는 말도 있지요.

멀건이를 뜰에 내려 놓고 하늘을 보았습니다.
해볕에게 나를 편안히 맡겼습니다.

2월하고 오일째 입니다.
이 달이 가면 봄입니다.
내가 좋아하고 덩달아 멀건이도 좋아하는 봄이라는 계절입니다.

행복하고 싶습니다.
좀 더 웃으며 살고 싶습니다.
조금 더 이해하며 용서하며 살고 싶기도 합니다.

봄이 오면 다정한 햇살이 날 들뜨게 하겠지요.
기다릴겁니다.
봄을 기다리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