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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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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참 좋은 세상


BY 들꽃나라 2002-01-28

한 집을 정하면 꼭 그 집만을 고집하는 것은 
내 성품이 의리가 있거나 좋은 사람이어서가 아니다 
사람들은 내가 게을러서 그렇게 사는 줄 모르고 착하다고 말한다. 

야채가게 아줌마는 내가 주문한 것에 비해 늘 시들은 채소를 배달해 주곤했다. 
처음에는 화가 났지만 누군가에게 팔아야한다면 그게 나로구나 .. 하는 
생각을 했다. 자판을 열고계신 시골 할머님들은 검버섯 피어난 손으로 
지나는 나를 '에고 새닥 !' 하고 부르신다. 
으이구 들켰네 하고 가던 길 돌아서서 콩나물을 산다 
아마도 할머니는 거절 못하고 돌아설 것을 아시는가보다 
'조금만 주세요 ..' 내 입에서 자동문처럼 열려 나오는 말 
게으른 내 손탓에 콩나물이란 것 씻다보면 나가는거 있고 
콩나물 국 먹다보면 또 나가는 것 있는데 할머니 한 줌이 모이면 
5백원어치는 너끈히 더 만들 수 있기때문이다. 
이상한 일은 더 주지 말라는데 자꾸 퍼 주시는 할머니마음이다. 
그 때는 분명히 그랬다 할머니는 더 주고 난 덜어내고 ... 

무엇을 사든 깍지 않는 이유는 
내게 더 많이 받아 하루 왼종일 기분 좋을 수 있다면 
그 또한 얼마나 유쾌한 일인가 ..설령 가게문을 나서고 난 후 
내 뒤통수에 대고 저런 바보 란 말을 한다해도 말이다 

누군가에게 말하겠지 
오늘 어떤 바보 손님하나 봉 잡아 얼마얼마 더 남겼다고 
그래서 그 사람들 기분 좋아 한번 웃는다면 그 또한 좋은 일이며 
내 주머니 돈 얼마 더 나가 그 사람 부자되는데 보태준다면 
그야말로 돈 조금드리고 남의 인생에 부조하는 격이니 말이다 

다행한 일은 내 그리 깍지 못하고 답순이 소리 들으며 살았어도 
지금까지 밥 굶지 않고 그럭저럭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몸 아픈김에 이런저런 생각 끄집어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다니니 참 좋은 시절이 있었구나 싶었다. 

미국이란 땅 
가는 곳 마다 정찰제로 흥정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곳 
손님이 와도 그저 의무적인 웃음만 방긋 지어줄 뿐 오고가는 
마음 나눔이 없는 곳에 살다보니 비산동 장터가 그립다 
정원으로 ..http://www.logosgarden.com.n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