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반려견의 소변 문제 어떻게 해결 하면 좋을지 말씀해 주세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306

이런 일이 나를 슬프게 한다!


BY 인연 2001-03-09


아이를 키우다 보면 본의 아니게 화가 나는 일들이 생기곤 한다.
어제 같은 일이 그런 경우다.

낮에 이웃집 아주머니가 놀러를 왔다.
" 뭐해? 자기는 맨날 집에서 뭘하는지 몰라...뭐 재미난 일이 있음
같이 하자..."
개인적으로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나는 쉽게 이웃 집에 놀러를
간다거나 하는 일이 극히 드문 일이 었다.
장을 보러 가도 남편이 함께 하지 않는 하는 주로 혼자 가고
운동을 해도 혼자 할 수 있는 운동만 골라 하고...
하여튼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며 사는 편이라 남의 일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근데...자기 큰딸은 엄마를 안 닮었나봐... 밖에 나와 그렇게
나대는게... 남편을 포함에 같은 성을 쓰는 세사람이 엄마를
피를 말리겠구만...그러니 자기가 비쩍 말랐지..."
아무렇지 않게 뱉어 내는 아주머니의 말들이 서서히 불괘해 지며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활동적이죠...밖에서 노는 걸 아주 좋아해요. 눈이
그렇게 와도 나가서 눈사람 만든다며 씩씩 거리는게 기특하고
재미나잖아요."
"뭘...자기 큰딸은 지나치게 나댄다는데... 학원 차에서도
하도 애가 설쳐 대서 운전기사분이 힘들어 한다는데..."
어디서 그렇게 많은 정보를 얻었는지 연신 쉬지 않고 말을 했다.
감정표현이 서툰 나는 언잖은 마음을 감추고 웃기만 했다.
" 언젠가는 밖에서 하도 고함 소리가 나길래 나가서 보니까
자기 딸이 그렇게 소리를 질러데는데 자기는 집에서 꿈적도
않했다며?"
이쯤 되자 웃고만 있던 나도 얼굴이 굳어지기 시작 했다.
"그런 말들은 누가 해요?"
"어...옆집 엄마가 그러데... 생긴건 천상 여자처럼 생겨서
하는 짓은 머슴아 뺨친다고..."
"글쎄요..."
"참, 자기 애들은 어떤 시험지 시켜?"
"네...**교육 하나 시켜요. "
"어머...그거 하나로 되나...과외다 뭐다 난린데...자기가 몰라서
그러나 부다. 고학년 되면 따라가기 힘들어 그땐 늦어. 우리 때랑
다르다구..."
"거야 두고 보면 알겠죠."
서늘한 대답이 기분 상했는지 커피를 다 마시자 일어 섰다.

그렇게 가고 나니 황당하고,화장실 갔다가 뭐 안 닦은 기분처럼
찝찝하고 게운치가 않았다.
사실, 그렇게 고함을 질렀다는 날도 딸아이가 몇시간에 걸쳐
눈사람을 만들었는데 옆집 사내 아이가 발로 차서 부셔서 아이가
그랬건 거뎠다. 아니, 그럼 9살난 아이가 그 상황에서 소리라도
질러야지 대화로 풀어 가자고 하겠는가...

학원 운전사님도 운전에 지장이 있을 만큼 아이가 설쳐 댔다면
분명히 엄마인 내게 타일러 달라고 말을 하셨겠지 그냥 있을 분은
아니다.

오로지 자기집 아이처럼 집에 가둬 놓고 영어에 컴퓨터에 한자에
그런것들을 가르치는 않는 다고 그런 몰지각한 말을 해서야
아이 키우는 엄마로 자격이 있겠는가...
나름대로 아이의 특성을 파악해서 교육을 시켜야지 무조건 남들
하는대로 다 해야 제대로 된 아이란 말인가...

내가 아이들을 방치한 무능한 엄마로 보여 졌다는게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
오늘도 내일도 아이들이 밖에서 뛰어 놀게 할것이다.
사계절, 자연의 변화 속에서 보고,만지고,느끼며 자라는
나의 아이들이 훗날 분명히 가슴이 따스한 성인이 될거라는
믿음이 있기에 영어 단어 하나에 아이에 권리를 뺏고 싶지는 않다.

타인을 나만의 잣대에 비추어 모자라거나 넘친다고 욕하거나
비웃는 일은 무척이나 슬픈일이 아닐 수 없다.

있는 그대로, 보여지는 그대로,
서로를 바라 볼 순 없는건지.........

커피향 가득 했던 어제의 오후가 서글프게 지나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