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도 우리처럼-<동성애도 사랑일까?> <글을 쓰기 전에 커밍아웃과 트랜스젠더의 용어 설명을 먼저 달아둡니다.> *커밍아웃(comming out) 이말은 come out of closet (벽장에서 나오다) 에서 유래한 말로써 동성애자들이 자신의 성 지향성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것을 뜻한다. '커밍아웃'이란 동성애자들이 자신의 성향을 더 이상 숨기지 않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자신 이외의 사람에게 드러내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트랜스젠더 성을 바꾸려는 사람들 즉 성전환 수술을 받았거나, 희망하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즉, 주어진 자신의 육체적인 성을 거부하고, 정신적 육체적으로 다른 성이고자 희망하는 사람들의 부르는 말이다. 단지 트랜스섹슈얼이라는 말은 Sex자체에 중점을 둔 단어이기 때문에 (마치 Gay를 호모섹슈얼이라고 부르는 것과 같은 뉘앙스의) 트랜스 젠더라는 호칭을 그들은 더 선호한다고 한다. (이 용어 해설은 <버디>의 것을 인용함.) 요즘 홍석천이라는 남자의 커밍아웃 이후 '동성애'문제가 큰 이슈가 된 것 같다. 우선은 연예계에서 그런대로 자리를 잡아가던 홍석천씨가 돌연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힌 용기가 대단하다. 경우는 약간 다르지만, 당장 내일 모레 결혼할 사이임에도 기자들이 떼로 몰려가 물으면 "오호호~ 그냥 오빠 동생하는 사이에욧. 호호홍~", 내지는 "터무니 없는 낭설"이라며 오히려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게 일반 연예인들의 일반적인 모습인데..... 오죽하면 '이 바닥이 원래 그래' 라고 연예인 자신들조차 자조적으로 말을 하는, 그야말로 연예계에서 그의 충격선언은 단연 용기있는 일로 꼽힐 것이다. 그렇지만 그의 솔직한 고백은 그의 개인적인 상황으로 보아서는 상당히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그는 현재 자신이 진행하던 어린이프로도 그만둔 상태이고, 최악의 경우 방송생활 자체가 아예 불가능할 수도 있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정녕 동성애자가 그렇게까지 이 사회에서 내몰림을 당해야할만큼 반사회적인 사람이란 말인가? 내 개인적으로는 동성애자에 대해 '인정하는 게 좋다'라는 입장이다. 자신의 성정체성으로 말못할 고민을 갖고 살아가는 그들에게 생활의 터전까지 빼앗는 것은 너무 가혹하지 않을까? 그들이 무슨 살인을 저지른 사람도 아니고, 강도나 강간을 한 사람은 더 더욱 아니며 무슨 전염병처럼 지독한 병균을 옮기는 매개체도 아니지 않은가. 물론 한때 에이즈감염이 수많은 동성애자(특히 남성동성애자)가 원인이라는 이야기가 상당한 설득력을 가진 채 회자되기도 했었다. 그러나 막상 그 실태는 우리가 우려하는 것 만큼 치명적인 부류는 아니었고, 수혈도 충분한 감염경로가 되는 병이었다. 더군다나 요즘은 부적절한 외도를 한 남편들에 의해 일반 가정주부까지 에이즈의 사각지대로 부각된 요즘, 동성애자라는 이유만으로 그들을 욕해야 할 명분은 없다고 본다. 동성애. 불행하게도 그들은 이성을 사랑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색다른 쾌락을 위해 동성애를 택한 사람들이 아니라는 데에 그 아픔이 있다. 확실한 설명은 힘들겠지만, 동성애자는 대부분 선천적으로 그런 기질을 타고난 사람들이 대부분이며, 그들 또한 그 누구보다 정상적으로 '이성애'를 나누며 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성애를 할 수밖에 없다면, 과연 우리가 그들을 우리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욕할 수 있을까. 우리가 정상적으로 보는 사람들 중에 오히려 지탄받아야 하고, 경계해야 할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딸만한 소녀와 원조교제를 하는 중년의 남자, 아들 또래의 남자를 희롱하며 성욕의 노예가 되어버린 젊음을 잃은 여자, 아동성추행범, 성폭력범......등등. 이런 부류의 사람들이야말로 사회에서 추방되고 철저히 격리되어야 할 사람들 아닐까? 나는 기본적으로 사람에겐 누구나 동성애의 기질이 미미할지언정 전혀 없다고는 볼 수 없지않나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것은 왜냐하면 우리가 동성의 친구를 사귀고, 그들을 좋아하고 함께하고 싶어하는 마음속에는 분명히 애정과는 다른 그 '무엇'이 존재할텐데, 그 마음이란 것이 바로 '섹스가 배제된 담백한 감정'이란 것 아닐까? 성적인 충동을 이성이 아닌 동성에게 느낀다고 해서 그게 결코 죄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동성의 상대에게 '성욕'이 개입하게 되면, 사회통념상 불순한 관계로 오인되는 것은 당연하고 또 그것이 동성애자를 기본 사회질서에서 배제하고 싶은 가장 큰 이유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진정 동성애도 사랑일까? 트랜스젠더들은 자신들은 동성애자가 아니라 정확히 말해서는 이성애자들이라고 주장한다. 한편으로는 일리있는 말이다. 비록 여자의 몸으로 살고 있지만 자신을 남자로 생각하는 사람이 여자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의 정신세계로 보아서는 이성애라고 보아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그러나 이 사회의 대부분의 인식은 그가 동성애자건, 트랜스젠더건 간에 여자가 여자를 사랑하고, 남자가 남자를 사랑한다는 그 사실에만 촛점을 맞출 뿐 그들을 전혀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몸이 여자건, 남자건..... 그들의 정신 세계가 설령 몸과는 다른 이성의 생각을 갖고 살건 말건, 누가 누구를 사랑한다는 것 자체가 과연 이 사회의 심판을 받아야 할 그 무엇이란 말인가? 나는 과거의 단조로운 세상은 이미 지나갔고, 지금처럼 복잡다양한 세계를 살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삶의 형태를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들도 우리처럼 누구를 사랑하고, 사랑받을 권리가 있는 것이다. 단지 사회의 통념을 뛰어넘지 못하는 일탈된 사랑을 한다고 해서 그들을 마치 우리와는 다른 종류의 사람인양 오도해서는 안된다고 본다. 그들은 진정으로 그들이 사랑하는 이에게 자신도 사랑받고 싶고, 또 사랑하고 싶은 우리와 똑같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홍석천씨의 커밍아웃. 그가 무겁게 그의 입을 열기까지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마음의 장벽을 뚫어야했을까. 나는 그가 하루 속히 그가 서야할 자리에 다시 돌아가서 원래의 제자리를 찾기 바라고, 또 그의 용기있는 고백에 힘찬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 세상엔 자기 스스로에게조차 솔직해지지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그렇기 때문에 용기있게 자신을 당당히 밝힐 수 있는 사람만이 진정한 인격을 갖춘 참사회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칵테일